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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블 스토리텔링처럼…'BTS 세계관'에 전세계가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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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양대 팝 차트 휩쓴 BTS 원동력은

'페르소나' 美서 첫주에만 22만장
'빌보드 200' 세 번째 정상 등극
영국선 오피셜 차트 첫 1위 올라




[ 유재혁/은정진 기자 ]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새 앨범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Map of the soul: Persona)’가 미국 빌보드와 영국 오피셜 차트에서 나란히 정상을 차지했다. 한국 가수가 세계 양대 팝 차트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이 구축한 ‘방탄 유니버스(BU)’가 새 앨범을 내놓을 때마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빌보드지는 1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지난 12일 공개한 방탄소년단의 새 앨범이 오는 21일 공식 발표되는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방탄소년단이 이 차트의 정상에 오른 것은 지난해 5월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같은 해 9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에 이어 세 번째다. 새 앨범 판매량은 18일까지 미국에서만 20만~22만5000장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의 발매 첫주 판매량 18만5000장을 뛰어넘는 규모다. 영국 오피셜 차트도 이날 ‘맵 오브 더 솔’이 자국에서 1만 장 이상 판매돼 한국 가수로는 처음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마블 유니버스’처럼 BU 구축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정상에 오르는 비결은 뭘까. 전문가들은 마블스튜디오가 하나의 세계관에서 히어로물을 차례로 내놔 마블시네마틱유니버스(MCU)를 구축한 것처럼 방탄소년단도 청춘의 다양한 감성과 경험을 노래에 담아 유기적으로 연결시키며 BU를 만들고 있는 점을 꼽았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화양연화’ 3부작 시리즈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리를 구축했다. 이 시리즈에선 소년들이 각자의 트라우마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지만 이를 극복하고 성장의 계기를 마련한다. 2016년 정규 앨범 중 ‘피 땀 눈물’의 뮤직비디오는 방황을 끝낸 소년들이 ‘관념적 공간’에서 유혹에 빠진다는 설정이다. 선과 악을 만나 부딪히고 타락도 해보지만 결국 자신의 판단력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노래한다.

2017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는 ‘화양연화’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심 인물이 ‘석진’이라는 점을 밝히면서 시작된다. 석진은 시간여행을 통해 화양연화 시절로 돌아가 과거 소년들의 불행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의 뮤직비디오는 석진의 시간여행을 눈치채고 진실을 좇는 정국과 이를 외면하는 멤버들, 이기적 사랑을 위해 다른 관계를 희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맵 오브 더 솔’에서 멤버들은 진정한 자아를 찾아나선다. 타이틀곡 ‘작은 것들을 위한 시’는 “널 알게 된 이후 내 삶은 온통 너”라며 사랑에 빠진 심경을 노래하지만 ‘Jamais Vu(미시감)’에서는 다시 혼돈과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탄소년단의 스토리는 미완이며 추가 앨범이 나올 때마다 좀 더 명확해진다. 팬들은 진정한 의미를 찾기 위해 노래를 거듭 듣게 된다. 김작가 대중음악 평론가는 “BU 속에서 녹여내는 스토리를 통해 팬들을 깊숙이 늪 속으로 빨아들인다”며 “신규 소비자를 붙잡고 기존 소비자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시간 순서로 공개하지 않은 서사

방탄소년단은 시간 순서대로 이야기를 끌고가지 않고 BU의 룰이나 기획 의도에 따라 스토리를 공개했다. 시간보다 세계관이 먼저며, 보는 사람의 호기심을 잡는 걸 우선시했다. 나중에 어떤 형태의 반전이 나올지 알 수 없다.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는 ‘기승전결’ 순서를 따르지 않고 ‘승’으로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후 ‘전’을 발매하기에 앞서 ‘기’ 시리즈에 해당하는 영상 ‘유포리아: 테마 오브 러브 유어셀프 기(起) 원더(WONDER)’가 뒤늦게 공개됐다.

‘맵 오브 더 솔’은 현재 시점으로 시간적으로 가장 최후다. 하지만 다음 앨범의 시간대는 아무도 모른다. 마치 영화 ‘스타워즈’가 세계관을 순서대로 드러내지 않은 것과 비슷하다. 강문 대중문화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남다른 스토리텔링 기법을 구사하고 있다”며 “음악에서는 이 같은 구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은정진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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