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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샵스 "동대문 상인들과 3년간 동고동락…月 200억 거래 거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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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도전했다
(6) B2B 사업의 왕도는 영업

8000여개 도매상 온라인몰에 입점 시킨 링크샵스



[ 김남영 기자 ]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몰리는 곳은 서울 강남과 경기 판교다. 벤처캐피털(VC) 투자자를 만나기 편한 데다 개발자를 뽑는 데도 유리하다. 링크샵스는 예외다. 서울 동대문 의류 도매시장 인근인 신당역 부근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서경미 링크샵스 대표는 “링크샵스가 자리잡고 있는 신당역은 동대문 도매상인들이 물건을 보관하고 내보내는 길목”이라며 “고객들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달려가려면 현장과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의 왕도는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영업에 있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창업 전 동대문 도매상으로 활동

서 대표의 원래 꿈은 호텔리어였다. 미국 네바다주립대 호텔경영학과를 다니던 시절 용돈을 벌 곳이 없을까 궁리하다 동대문을 알게 됐다. 동대문의 의류들을 미국에서 팔아 쏠쏠히 수익을 냈다. 보따리상 노릇을 하면서 동대문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동대문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거리가 없을까 궁리하다가 링크샵스를 구상했다.

링크샵스는 동대문 의류 도매시장의 상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중개 플랫폼이다. 도매상과 소매상을 온라인으로 이어주는 게 이 회사의 역할이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은 평범하다. 진입장벽이 높은 것도, 아이디어가 특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살아남은 스타트업은 링크샵스가 유일하다. 거칠고 보수적인 도매상인들의 마음을 얻는 게 그만큼 힘들다는 얘기다.

서 대표는 3년 넘게 동대문에서 여성의류 도매 사업을 했다. 동대문 의류 도매 시장의 속성을 파악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면서 도매상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등을 배웠다는 게 서 대표의 설명이다. 도매상인들과 안면을 튼 게 빼놓을 수 없는 성과였다.

2012년 링크샵스 창업 후에도 서 대표의 일과표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별도 영업조직이 있지만 지금도 1주일에 세 번 이상 동대문을 찾는다. 그는 “상인들을 한 명씩 만나 왜 이 시장이 변해야 하고 내가 어떻게 사장님들을 도울 수 있는지를 끊임없이 설명했다”며 “온라인 시장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을 걷어내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링크샵스의 인사 시스템에도 현장을 중시하는 서 대표의 경영 철학이 배어있다.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상당 기간 ‘사입삼촌(대행업자)’을 따라다녀야 한다. 영업 담당이 아니라 하더라도 예외는 없다. 세 명 중 한 명은 아예 동대문 출신을 뽑는다. 학벌 및 경력보다 현장 감각을 중시한다는 설명이다.

“K뷰티 잇는 한류는 동대문의 ‘K패션’”

플랫폼을 구축할 때도 현장의 목소리를 많이 반영했다. 상품 검색과 주문·배송뿐만이 아니라 고객서비스, 주문관리, 세금관리 기능까지 넣었다. 사업 초기엔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도매상인을 위해 상품 촬영을 대신 해주기도 했다. 도매상을 위한 재고관리 앱(응용프로그램)도 따로 제작했다. 링크샵스의 ‘삼촌앱’을 활용하면 소매상이 어떤 상품을 얼마나 주문했는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소비자인 소매상인들의 요구도 최대한 수용했다. 소매 사업자로 등록하면 낱장 구매를 허용한 게 대표적 사례다. 샘플을 구하기 위해 밤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 위한 조치였다.

링크샵스엔 도매상이 8000여 개 입점해 있다. 동대문 시장에서 활동하는 도매 업체 중 80%에 해당한다. 링크샵스에서 접할 수 있는 상품은 10만 개가 넘는다. 많을 때는 하루 2만 장까지 거래된다. 월 거래액도 200억원 이상이다. 지난해엔 누적 거래액이 1000억원을 기록했다. 링크샵스는 거래할 때 나오는 중개 수수료로 수익을 낸다. 도매업체는 거래액의 1%, 소매업체는 3%를 수수료로 낸다. 해외 소매업체엔 8%를 받는다.

동대문 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끈 링크샵스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5년부터다. KTB네트워크 등에서 4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7년 40억원, 지난해 115억원을 추가로 유치했다. 이 회사의 다음 목표는 해외 진출이다. 작년부터 중화권을 위한 팀을 신설했다. 중국 홍콩 대만 등에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한 K패션 수요가 많다는 내부 분석에 의해서다.

서 대표는 “링크샵스의 목표는 글로벌 기업”이라며 “시간과 거리의 문제를 해결해 더 많은 글로벌 소매상이 동대문을 찾게 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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