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향년 70세.
대한항공은 조 회장이 이날 새벽 0시 16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LA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으며 조 회장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 등 가족이 조 회장의 임종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생전에 조 회장은 선친 조중훈 회장이 물려준 가장 중요한 유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고객에 대한 신뢰, ‘지고 이겨라’는 겸손을 가르쳐 주신 게 제일 크다"면서 "아는 사업에 집중하라는 선택과 집중, 전문화의 가르침도 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대한항공은 조 회장 일가의 갑질과 전행으로 인해 기업이미지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실추된 데 따른 책임론이 불거지며 대한항공의 경영권을 잃게 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제57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을 박탈당했으며 이는 1999년 아버지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오른 지 20년 만이었다.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 소식에 재계가 들썩이고 있다.
지난 주주총회 때까지도 경영권을 다툴 정도였으나 갑작스러운 사망 원인이 숙환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금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영스트레스가 극심한 재벌 총수들의 이른 별세는 사례가 적지 않다.
재벌닷컴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자산 5조원 이상 60개 대기업 창업주와 직계 총수 36명의 별세 당시 나이를 조사한 결과 평균 77세로 파악됐다. 조 회장의 선친 조중훈 회장은 지난 2002년 82세에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최근 불거진 딸 조현아 조현민의 갑질에 부인 이명희 여사의 욕설,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논란까지 불거져 사회적 지탄을 받는데 대한 압박과 스트레스가 최고치였을 것으로 추측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추후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