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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격보다 체력"…삼성重 '순항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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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기만에 전년동기比 매출↑

외형 확장보다 내실 경영



[ 김보형 기자 ] 삼성중공업이 3년 만에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건조를 끝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인도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은 늘고 적자폭이 줄어들고 있어서다. 이 회사가 강점을 보여온 해양플랜트(원유 및 가스 생산·시추설비) 수주도 확대될 가능성이 커 ‘턴어라운드’(실적 개선) 시점도 빨라질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하면서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를 선택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조·수주 동반 ‘순항’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올 1분기 매출은 1조5000여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2408억원)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늘어난 건 2016년 3분기 이후 10분기 만이다. 1분기 영업적자도 300억원 수준으로 작년(478억원)과 비교해 40% 가까이 줄어들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연말까지 척당 가격이 2000억원을 웃도는 LNG 운반선 4척을 선주사에 넘기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추가로 LNG선 10척 건조를 끝낸다. 2017년 이탈리아 ENI사로부터 따낸 ‘코랄 FLNG’(부유식 LNG 생산 설비·25억4000만달러)와 영국 BP사가 발주한 ‘매드독 FPU’(부유식 원유 생산 설비·12억7000만달러) 등 수조원대 해양플랜트 건조도 본격화한다.

일감도 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조선 ‘빅3’ 가운데 가장 많은 7척의 LNG 운반선을 수주했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490만3000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했다. 단일 조선소 기준으로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451만5000CGT)를 제치고 대우조선 옥포조선소(584만6000CGT)에 이어 수주 잔량 2위에 올랐다. 이르면 이달 낙찰자가 판가름 나는 10억달러 규모의 인도 릴라이언스 FPU 해양플랜트도 삼성중공업의 수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매출·수주목표 상향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를 발표할 때만 해도 “삼성중공업엔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이 많았다. 글로벌 조선시장 점유율이 21%에 달하는 ‘매머드 조선사’(현대+대우)가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일감을 싹쓸이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매머드 조선사 출범은 삼성중공업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형 인수합병(M&A)으로 공급자(조선사) 수가 사실상 줄어들게 되면 ‘수요자(선주) 중심 시장’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반영되면서 작년 12월 1억8860만달러였던 삼성중공업의 LNG운반선(17만㎥ 기준) 신(新)조선가(새로 제작하는 선박 가격)는 3개월 만인 지난 2월 1억9300만달러까지 올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이 작년(5조2651억원)보다 34% 늘어난 7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주 목표도 작년(63억달러)보다 24% 늘려 잡았다. 수주량을 늘리고 신조선가를 끌어올려 2021년까지 매출 9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선업계가 나락으로 떨어지기 직전인 2015년(9조7144억원) 수준을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사진)은 “경쟁 업체보다 더 좋은 선박을 더 싸게 건조할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외형 성장보다는 알차게 이익을 내는 단단한 회사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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