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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자동차 강국 일본을 강타한 독일차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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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벤츠 이미지/한경DB
도요타자동차, 닛산자동차, 혼다 등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를 여럿 보유한 일본은 세계적인 자동차 강국으로 꼽힙니다. 일본인들의 자국 자동차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합니다. 하지만 소위 ‘럭셔리카’ 분야에선 유럽 자동차 회사 제품에 대한 일종의 ‘사대주의’적 현상도 없지 않습니다. 특히 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차에 대한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도쿄의 일부 중상류층 주거지역에선 독일차가 일본차보다 더 많이 다니는 것 같은 인상을 받을 때마저 있습니다. 벤츠와 BMW, 아우디 차량으로 운전 및 주행 연습을 한다는 광고를 내건 운전면허 교습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같은 일본인들의 유럽산 외제차 선호현상이 더욱 강해졌다고 합니다. 지난해엔 일본 내 외제차 판매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고, 독일차 강세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자동차수입조합(JAIA)이 발표한 지난해(2018년) 일본의 수입차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2%증가한 30만7682대였습니다. 4년 연속 수입차 판매량이 늘었습니다. 연간 판매대수로는 1996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입니다. 2년 연속으로 30만대 이상, 역대 2위 판매기록을 세웠습니다. 일본 내 등록차량 중 외제차가 차지하는 비율도 9.2%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브랜드별로는 독일차의 강세가 두드러졌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6만6948대를 판매해 4년 연속 선두를 차지했습니다. 2위는 폭스바겐으로 전년 대비 8.1%증가한 5만2044대를 팔았습니다. 디젤 스캔들의 충격을 벗어나 일본에서도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3위는 BMW(5만886대)였습니다. 4위는 BMW의 ‘미니’(2만5794대)가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아우디가 5위를 차지하며 독일차 브랜드가 1~5위를 휩쓸었습니다.

가격대별로는 고가 차량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습니다. 1000만엔(약 1억원)이상 차량 판매가 전년 대비 5.5%증가한 2만1471대에 달했습니다. 1000만엔 이상 차량 판매 역시 4년 연속 증가했습니다. 400만엔 이상 1000만엔 미만(약 40000만~1억원)차량 판매도 전년 대비 14.2%증가한 14만7477대였습니다. 4000만~1억원 대 차량 판매 역시 9년 연속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자국산 제품에 대한 자부심과 선호도가 강한 ‘폐쇄 시장’인 일본에서도 독일차는 약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럭셔리카’의 대명사라는 브랜드 효과에 그에 걸맞은 기술개발, 현지시장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이 골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보인 한국 제조업체들도 유독 일본 시장에서만은 힘을 쓰지 못해왔습니다. 삼성전자의 휴대폰, 현대자동차의 자동차를 일본에서 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 업체들이 독일차 업체들의 성공 비결을 하루빨리 벤치마킹해 일본 시장에서도 약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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