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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하게 예뻐진다'…비건 트렌드, 식품 넘어 뷰티업계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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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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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리적 소비, 환경문제 등 요인으로 비건 화장품 관심 증가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 연평균 6.3% 성장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업체들 비건 화장품 라인업 확대




    '엄격한 채식주의'인 '비건(Vegan)'이 식품업계를 넘어 뷰티업계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제조과정에서 행해지는 동물 학대와 환경문제 등 윤리적 소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비건 화장품은 제품에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다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 Free)' 인증과 함께 모든 성분이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을 일컫는다. 최근 3년 사이 비건 화장품 판매량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3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은 연평균 6.3%씩 성장해 2025년에는 208억달러(한화 약 23조6496억 원)규모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 화장품 시장에서도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비건 화장품 브랜드인 '아워글래스(Hourglass)'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면세점 매출 6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인 50억원을 벌써 뛰어넘는 금액이다.

    업계에선 최근 중국에서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비건 화장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들이 비건 화장품 구매를 이끈 것으로 봤다. 실제로 중국인들 사이에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골드 패키지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워글래스의 '컨페션 립스틱'은 매달 5만개 이상씩 판매되고 있다. 올해 2월 중국 타오바오의 라이브 셀러 톱 20위 안에 드는 인기 왕홍('왕뤄홍런'의 줄임말로 온라인상의 유명인사) 중 한 명이 이 제품을 라이브 영상에 소개하면서 3월 매출이 1월 대비 420%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아워글래스 담당자는 "이제 막 중국인들이 비건 화장품에 대한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만큼 앞으로 더욱 높은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요 화장품 업체들도 일찌감치 동물 실험을 중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에서의 동물실험 금지 법안이 발휘하기 전인 2008년부터 화장품 완제품과 원료에 대한 동물실험을 금지했다. 이후 2013년 3월 '화장품에 대한 불필요한 동물실험 금지 선언'을 발표, 제품의 안전을 위한 대체법 연구를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업체의 비건 화장품인 '프리메라 내추럴 스킨 메이크업' 라인과 '라네즈 NEW 워터뱅크 에센스'는 미국의 공신력 있는 인증 기관(Vegan Action)으로부터 비건 화장품 인증을 획득해 동물보호를 실천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12년부터 전 제품에 동물 실험을 중단하고 세포배양 독성 평가법, 면역세포 배양 평가법 등으로 대체했다. 국내 화장품기업 코스맥스도 지난해 프랑스 인증기관인 이브(EVE)에서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화장품 브랜드인 디어달리아는 지난 1일 최고급 비건 소재의 저자극 메이크업 브러시 세트 '블루밍 브러시' 8종을 출시했다. KTCS와 벤처기업 '컬러핑크 알앤디'가 공동 개발한 '루트리', 천연 유래 성분을 함유한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아이소이'도 주목할 만하다.

    업계 관계자는 "비건 화장품은 비건 식품에 비해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윤리적 소비와 미세먼지 등으로 친환경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관련 제품들이 잇달아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학교 글로벌의료뷰티학과 학과장인 이주연 교수는 "비건 화장품은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소비자 여론으로부터 시작해 제품 제조까지 이어진 케이스"라며 "비건 화장품의 성장은 더욱 다양한 제품 생산을 불러와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향후 사회 변화와 기술의 진보에 따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천연성분이라고 해도 소비자의 개인적 체질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도 있기 때문에 모든 비건 화장품이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개인의 체질에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건강한 선택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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