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라운드서 7타 줄이며 대역전극
고진영(24)이 마지막날 7타를 줄이는 버디쇼를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2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GC(파72·665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를 기록해 7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의 스코어카드를 적어낸 그는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중국의 류위(24)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진영은 이 대회 우승으로 지난해 2월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이후 1년 1개월만에 LPGA투어 통산 3승째를 신고했다. 그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던 2017년 한국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LPGA투어 첫 승을 거두며 미국에 진출했다.
한국 선수로는 올 시즌 네 번째 우승자다. 또 한국 선수들은 혼다 LPGA 타일랜드(양희영),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박성현)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최근 3개 대회를 모두 휩쓰는 저력을 과시했다.
고진영은 “우승을 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우승 가능성이 낮았기 때문에) 앞 일을 생각하지 않고 경기에만 집중했다. 약 1년만에 우승을 차지해 뜻깊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진영의 말처럼 우승 가능성은 낮았다. 3라운드까지 류위가 4타차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바로 뒤를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가 버티고 있었다. 류위는 전반에만 2타를 줄이며 격차를 더 벌렸다.
고진영은 천천히 추격했다. 2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주변에 보낸 후 칩샷으로 홀 옆에 공을 떨어뜨려 가볍게 버디를 낚아챘다. 3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챈 뒤 7번홀(파4)에서 1타를 더 줄여 3타를 깎았다.
감을 잡은 고진영은 후반에 몰아쳤다. 11번홀(파5)에서 다시 버디를 잡은 그는 14번홀(파3)부터 3연속 버디쇼를 펼치며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15번홀(파5)에선 2온에 성공해 이글에 가까운 버디를 잡으며 상대를 압박했다.
반면 후반들어 불안정한 스윙으로 샷이 급격히 흔들리던 류위는 결국 후반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파만 기록해도 연장으로 갈 수 있던 마지막 18번홀(파4)에선 세 번째 칩샷을 미스하며 보기에 그쳤고 연습그린에서 연장을 준비하던 고진영의 우승이 확정됐다.
김세영(26)과 김효주(24)가 17언더파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박성현(26)과 ‘핫식스’ 이정은(23), 양희영(30) 15언더파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디펜딩 챔피언 박인비(31)는 11언더파 공동 34위로 마무리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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