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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에 스토리 입혀 '페·인·유' 올렸더니 수익률 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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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거리 앞세워야 잘 팔린다
'스토리 마케팅' 열풍

제품 단순 노출 마케팅은 옛말
SNS 조회수, 판매량과 비례



[ 윤희은/안효주/김남영 기자 ]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서는 2분34초짜리 영상이 큰 화제가 됐다. 베개 두 개 사이에 날계란을 끼운 뒤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직접 밟아보도록 한 일종의 실험영상이었다. 100여 명이 시도했지만 계란은 깨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베개의 복원력과 내구성을 영상 하나로 가볍게 입증한 것이다.

‘마약베개 현장검증 동영상’으로 소문 난 이 영상의 누적 조회수는 2017년 10월 첫 게재 이후 650만 회를 기록했다. 마약베개는 이 마케팅에 힘입어 최근까지 100만 개가량 팔려나갔다. 영상 제작사이자 마약베개 판매업체인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지난해 128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광고비 대비 매출 ‘高高’

마약베개와 같은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다. 제품의 기능과 특징을 스토리로 구성해 SNS에 퍼뜨리는 방식이다. ‘스토리 커머스’ 기법이다. 동영상, 사진, 글 등 볼거리나 읽을거리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한다.

에이피알(옛 에이프릴스킨)은 2년 전부터 SNS에서 ‘짜도 짜도 계속 나오는 쿠션(화장품의 종류)’ 영상으로 유명해졌다. 이 실험영상을 기반으로 450만 개를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웬만한 대기업 화장품과 맞먹는 인기몰이였다.

스토리 커머스 업체들이 주로 이용하는 SNS는 통칭 ‘페·인·유(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다. 이를 활용하면서 ‘로아스(ROAS: return on advertising spend)’라는 판매지표를 중시한다. SNS 마케팅에 투입한 비용 대비 판매율이다. 100만원을 투입했을 때 200만원의 매출이 발생하면 로아스는 200%가 된다.

스토리 커머스 업체들은 성공적인 마케팅의 마지노선을 ‘로아스 300%’로 잡는다. 3개월 만에 10만 개 이상을 팔아치운 아샤그룹의 발 각질 제거제는 한때 로아스 700%를 유지하기도 했다. 스토리 커머스 업체들은 실시간으로 로아스를 따지면서 동영상 게재 등을 지속하거나 교체·중단한다.

대박 영상 조회수는 100만 회를 훌쩍 넘긴다. 블랭크의 ‘세탁조클리너 실험영상’이 360만 회, 에이피알의 ‘일반인의 커버력 인증영상’은 820만 회에 달했다. 영상을 본 소비자들은 세탁조클리너를 400만 개, 커버력 인증영상의 홍보 제품인 매직스노우쿠션을 약 450만 개 구매했다.

고속 성장하는 스토리 커머스 업체

스토리 커머스 업체들은 구매 수요가 많은 상품을 직접 기획해 제작하고, 제품 관련 스토리를 담은 콘텐츠를 만들어 마케팅하면서 판매로 연결시킨다. ‘콘텐츠 커머스’ 업체로도 불리는 이유다.

스토리 커머스 업체들이 주목받은 것은 2017년부터다. 2015년 125억원이던 에이피알의 매출은 2017년 650억원으로 뛰었다. 후발주자인 블랭크는 2016년 51억원에서 2017년 495억원으로 매출이 급증했다.

스토리 커머스 기업들은 해외 진출이나 기업공개(IPO)에 나설 정도로 성장세가 빠르다. 아샤그룹은 이달부터 태국 방콕에 발 각질 제거제를 수출하고 있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연초부터 영어 자막을 입힌 발 각질 제거팩 영상을 현지 SNS에 노출해왔다. 블랭크와 에이피알은 이르면 내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적으로 스토리만 제작대행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업체들은 네이버쇼핑이나 카카오쇼핑에 올릴 상품의 사진 콘텐츠에 적게는 10만원, 많게는 50만원 이상까지 건당 가격을 제시한다. 영상 제작비는 최소 100만원을 부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름이 널리 알려진 콘텐츠 대행사는 영상 한 편 제작에 1000만원가량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윤희은/안효주/김남영 기자 so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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