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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터뷰] '우아한 형제들' 될 뻔한 이 남자의 승부수, 코인PG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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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하이브랩 대표
가상화폐 결제시스템 '페이크립토' 개발



“가상화폐(암호화폐)는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뉘어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자산성·투자성 코인, 그리고 커뮤니티 기반 유틸리티 코인. 후자에 주목했어요. 일단 적립은 했는데 실생활에서 쓰긴 어려웠던 코인이죠. 이런 코인들에 타깃팅한 결제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김광현 하이브랩 대표(사진)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 결제시스템 ‘페이크립토’를 이같이 설명했다. 고객이 온·오프라인에서 암호화폐로 결제하면 가맹점은 현금이나 암호화폐로 정산 받을 수 있다. ‘코인 전자결제대행업체(PG)’를 지향한다고 이해하면 쉽다.

다양한 암호화폐의 쉽고 빠른 거래가 목표다. 페이크립토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45종의 코인 결제를 지원한다. 5월 글로벌 서비스 출시 때는 130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비상장 코인 결제 지원’에 방점을 찍었다. 커뮤니티 사용자에게 지급했지만 그간 마땅한 사용처가 없던 코인으로 온라인 쇼핑몰이나 매장에서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 기반 참여자 토큰 보상형 Q&A서비스 ‘아하’를 사례로 들었다. 그는 “아하가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회원 6000여명에게 아하토큰 3억개 정도 지급했다. 페이크립토를 통해 몇몇 쇼핑몰에서 이 토큰으로 결제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사용처가 확실치 않은 코인을 ‘틈새시장’으로 본 것, 개별 업체 사용처 확보를 넘어 코인 업체와 가맹점을 연결하는 ‘플랫폼 모델’을 구축한 것이 포인트다.

김 대표는 음식점 전단지를 주워가며 배달의민족(배민)을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 김봉진 대표의 친형이다. 틈새시장 공략과 플랫폼 구축 승부수는 배민의 성공모델과 유사해보인다. 김봉진 대표와 뭉쳐 배민을 공동창업한 김광수 이사가 지금은 하이브랩에 최고재정책임자(CFO)로 합류한 상태다.

“4형제입니다. 제가 둘째, 김광수 CFO가 셋째, 김봉진 대표가 막내예요. 사실 ‘우아한 형제들’ 만들 당시 제게도 같이 하자고 했었죠. 형제가 셋이나 한 배를 타기보단 밖에서 돕겠다고 했어요. 물론 그땐 이렇게 클 줄 몰랐죠(웃음).”

김광현 대표 자신도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민자고속도로 미납결제시스템 구축 등 스마트카드와 소액 간편결제 시스템 개발로 경력을 쌓았다. 코인 소액결제 위주로 사업 아이디어를 짠 것 역시 이러한 이력과 무관치 않다.

2017년 말 고객사가 글로벌 결제대행(VAN) 서비스를 만들면서 암호화폐 결제도 가능케 해달라고 의뢰해온 게 페이크립토를 구상한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보다 편리한 암호화폐 결제솔루션을 만들어 PG사와 VAN사에 제안했는데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못하겠다고 하더라. 그렇다면 우리가 한 번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기존 암호화폐 결제의 문제점을 익명성으로 꼽았다. 이체된 코인 주소로는 사용자를 식별할 수 없다. 누가 결제했는지 모른다. 그러니 전용 앱(응용프로그램) 설치, 회원가입 같은 번거로운 절차가 따라붙는다. 신용카드 결제는 긁기만 하면 되는데 암호화폐는 결제는 결제대로 하고 본인 입증, 쇼핑몰도 비교 확인까지 해야 한다. 굳이 암호화폐를 쓸 이유가 없었다.

페이크립토는 국내외에 특허 출원한 동시 사용자 처리방식을 통해 익명성 문제를 해결했다. 김 대표는 “자세한 특허 내용은 노출하기 어렵지만 페이크립토 고유의 방식으로 이체한 사람 정보를 매칭(matching)해 여러 사람이 동시 결제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작년 말 오프라인, 지난주 온라인에서 페이크립토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이젠 코인 업체와 가맹점 양측을 확보하는 작업에 팔을 걷었다.

회사명 하이브랩(Hivvlab)이 첨단기술 비전을 시각화한다는 뜻을 담은 ‘하이테크놀로지 비전 비주얼라이제이션 랩’의 줄임말이라 소개한 그는 암호화폐 비전의 현실화는 결제서비스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스트베드 단계인 만큼 중소 규모 쇼핑몰부터 페이크립토 가맹점으로 확보해 코인 결제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선 코인 업체와 가맹점 양쪽의 신규고객 확보 및 매출 증대 성공사례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그 뒤 프랜차이즈 제휴, 동남아 시장 진출 등 확산 단계를 밟아나갈 계획입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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