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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년 만에 남부내륙고속鐵 달린다…경남도 "생산유발효과 10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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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경제 재도약 원년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김천~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
총 172㎞노선으로 사업비 4.7兆
2022년 상반기 착공 예정



[ 김해연 기자 ]
경상남도가 지역 개발 청사진을 새로 그리게 됐다.

53년 지역 숙원이었던 남부내륙고속철도 사업 추진이라는 대형 호재가 생겼기 때문이다.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통해 오랜 숙원이 풀린 지난 1월 29일, 경상남도는 청사의 4분의 1을 가릴 정도의 대형 현수막을 내걸고 350만 도민과 함께 환영했다.

지난해 기준 경남 지역 고속철도(KTX) 이용객 수는 344만 명. 2011년 140만 명 수준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루 1만2000명이 이용하는 말 그대로 가장 중요한 교통 수단이 철도인 셈이다. 경북 김천에서 진주~창원~거제 등 경남을 종으로 가로지르는 남부내륙고속철도(서부경남 KTX)는 수도권과의 접근성은 물론 경남 서부권과 동부권 등 균형발전 측면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분명하게 자리하게 됐다.

박성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은 “남부내륙고속철도가 현실화됐기 때문에 역세권 주변 개발뿐만 아니라 물류와 관광을 포함한 경남 전체의 새로운 신경제 지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모멘텀이 경남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 숙원 풀기까지 걸린 시간 ‘53년’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사업의 시작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삼선(김천~삼천포)으로 불리며 기공식까지 열었다. 하지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경제성 평가와 재원 조달 문제로 중단됐다. 그렇게 잊힌 김삼선은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 계획과 2016년 제3차 계획에 반영되면서 필요성이 인정됐다.

문제는 여전히 경제성에 있었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대한 지나친 경제성 논리로 2014년부터 진행한 국가재정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2017년 5월에는 민간이 제안한 사업 계획마저 적격성 조사에서 회의적인 결론을 얻었다.

사장될 위기에 있던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 사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은 것은 민선 7기가 출범하면서부터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민선 7기 제1호 공약’으로 남부내륙고속철도를 선정해 경제성 논리가 아니라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후 도는 청와대, 국회, 중앙부처 등에 고용·산업위기지역 지정에 따른 경제 활성화와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건설’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지역 국회의원과 도의회, 관련 시·군, 시민단체 등이 범(汎)도민 추진협의회와 민관협의체, 100인 위원회 등을 구성해 성명서 발표와 건의서 전달, 서명운동 등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이런 노력은 지난해 가을부터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정부로부터 사업 추진의 걸림돌이었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결국 지난해 10월 24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역경제 파급 효과가 큰 광역권 교통 물류기반, 전략 산업 등 공공투자 프로젝트 중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결정했다. 올 1월 29일 정부가 공식 발표하면서 53년이나 걸린 경남도민의 숙원도 풀렸다.

○경남 발전의 새로운 전기 마련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경북 김천에서 경남 합천~진주~고성~통영~거제를 잇는 172㎞ 고속철도 노선으로, 추정 사업비만 4조7000억원에 이른다. 올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내년부터 2년간 기본 실시설계를 거쳐 2022년 상반기 착공해 2028년쯤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기준으로 현재 진주까지 3시간30분, 거제까지 4시간30분 걸리던 시간이 각각 2시간, 2시간30분으로 단축된다. 철도서비스가 없는 남해안까지 2시간대에 연결되는 교통망이 확충되면 항공과 나노, 항노화산업 등 경남의 미래 신성장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도는 대규모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추진에 따른 효과를 생산유발효과 10조원, 일자리 8만 개 창출로 분석했다.

남부내륙고속철도는 서울, 제주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관광 수요를 남해안과 지리산권으로 확대해 경남 방문객 1000만 명 시대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철도서비스가 없는 지역에 실질적인 교통복지를 실현해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정착되면 경남이 남북한 철도를 연결하는 시발점이 돼 중국과 러시아를 잇는 동북아시아 교통·물류의 첫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동시에 남부내륙고속철도는 경남 전체가 균형발전할 수 있는 동력이 될 전망이다. 수도권에서 출발한 KTX가 진주에서 분리돼 창원과 거제로 운행하기 때문에 서부경남(진주·거제)과 동부경남(창원)이 수도권과 연결되는 교통편은 증가하고 소요 시간은 단축되기 때문이다.

도는 50여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살리기 위해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한 경남 발전 그랜드 비전’을 수립하고 있다. 남부내륙고속철도와 연계한 거점별 개발 계획을 새로 만들어 신성장 경제권을 구축하고, 문화·관광·산업경제·물류·교통 등이 담긴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그랜드 비전을 담기 위해서다.

창원=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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