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이 지난해 5년 만에 최대 순이익을 거뒀지만, 주주들 사이에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동양증권 사태 이후 배당금이 없었다는 이유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지만, 회사 측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없다고 해명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순이익은 1047억1202만원으로 전년 대비 48.14% 급증했다. 이는 2013년 동양사태 이후 5년 만에 올린 최대 순이익이다.
동양사태는 동양증권이 다른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대규모 판매했지만,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그해 10월께 연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투자자 수만명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
하지만 정작 유안타증권의 소액주주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도 배당 소식이 없어서다. 유안타증권이 마지막으로 배당한 시기는 2012년이다. 옛 동양증권에서 보통주 50원, 우선주 100원의 현금배당을 한 것이다.
한 주주(1985****)는 포털 내 종목토론실에 "턴어라운드 되어서 실적이 좋아졌는데, 증권주의 핵심인 배당이 없다면 증권주가 아닌 동네 마을금고냐"며 꼬집었다. 다른 주주(gian****)도 "대주주 제외하고 1%도 배당을 못하는 것이냐"며 "배당을 못하면 구체적 이유를 공시하고, 향후 구체적인 배당계획을 알려주기라도 해야한다"고 일침했다.
배당을 높이는 다른 증권사와 비교하면 "너무하다"는 의견도 올라왔다. 한 주주(thli****)는 "삼성, 미래, 메리츠는 작년보다 배당을 많이 줍니다. SK증권도 배당을 줍니다"라며 "유안타도 배당을 줘야 주가가 올라간다"고 회사에 배당정책을 촉구했다.
삼성증권은 1주당 14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미래에셋대우도 주당 220원의 배당을 결정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주당 200원의 배당을 결정하면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다른 중소형 증권사도 배당을 늘리는 분위기다. 교보증권도 보통주 1주당 350원을 결정해, 지난해(300원)보다 상향했다. 유진투자증권도 10년 만에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60원으로 책정했다. SK증권은 2012년 이후 6년 만에 보통주 1주당 1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2014년 대만 본사가 배당을 약속했던 만큼 이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주주(chs0****)는 "5년 전에 대만 사장이 배당한다고 하는 기사를 보고 투자한 사람이 꽤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허밍헝 유안타증권 회장은 2014년 11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년 순이익의 60~70%를 배당하겠다고 했다. 허 회장은 "동양사태 해결과 회사 정상화 과정이 남아있지만, 앞으로 유안타 본사 수준(매년 순이익의 60~70%)의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이 돈을 벌면 이를 끌어안지 않고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인식을 대만 기업은 가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이 현금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힌 바 있다.
회사 측은 상법상 배당이 아직까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순이익은 많이 났지만, 상법상 배당할 수 있는 재원이 없는 상황"이라며 "순자산액에서 증권사의 각종 평가이익으로 잡히는 미실현이익을 제외하면 마이너스를 기록한다"고 설명했다.
상법 제462조에 따르면 회사의 배당가능이익은 대차대조표상 순자산액으로부터 △적립자본금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공제한 액수를 한도로 이익배당을 할 수 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