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피해 여성 직접 등장
민갑룡 경찰청장 "(김학의 전 차관 얼굴) 육안으로도 식별 가능"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소환 조사를 앞두고 '별장 성접대 의혹'을 뒷받침하는 증언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은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에서 제55대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된 인물. 검사 출신 법조인이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합격 후 지검과 고검을 거친 후 법무부 차관까지 오르면서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지만 법무부 차관 임명 직전 2013년 윤중천 씨의 별장에서 성접대를 받은 의혹을 받게 됐고, 김학의 전 차관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하면서도 취임 6일만에 자진 사퇴했다. 최근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을 통해 김학의 전 차관의 별장 성접대 의혹에 대한 재조사가 시작됐고, 김학의 전 차관은 15일 오후 3시 조사단이 있는 서울동부지검에 소환 요청을 받았다.
김학의 전 차관이 소환 조사에 불출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경찰이 입수한) 영상에서 (김 전 차관의 얼굴을)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민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당시 화질이 깨끗한 동영상 원본과 흐릿한 영상을 모두 입수했는데 왜 흐릿한 영상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느냐"고 질문했고, 민 청장은 "흐릿한 영상은 (2013년) 3월에 입수해 감정을 의뢰했고, 명확한 영상은 5월에 입수했는데 육안으로도 식별할 수 있어서 감정 의뢰 없이 동일인이라고 결론 내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민기 의원은 "누가 봐도 (영상 속 인물이) 김 전 차관이어서 국과수 감정 의뢰를 안 했다는 것인데, 이게 무혐의 처분이 났다. 배후를 캐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날 오후 KBS 1TV '9시뉴스'에는 김학의 전 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성 이모 씨가 등장했다. 이 씨는 6년의 침묵을 깨고 방송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진실을 얘기하기 위한 것"이라며 "진실이 덮어지고 있는 게 지금 현실이라, 조금이나마 제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씨는 2013년 영상 속 여성이 본인이 아니라고 부인한 것에 대해 "그 사람들의 힘과 권력이 너무 무서워서 뉴스를 보고 너무 놀라서 굉장히 불안해 있는 상황에서 경찰에서 연락이 왔다"며 "두려움 때문에 주저했다"고 고백했다.
이 씨는 별장 성접대 전부터 서울에 있는 집부터 서울 모처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 당시 누가 어떻게 참여해서 성접대가 이뤄졌는지 묻는 진행자에게 "정말 난잡하고 말하기 힘든, 사회적으로 파장이 큰 내용들이 많다"며 "제가 지금 이걸 입에 담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조사 과정에서도 "희망을 버려라. 이건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사건을 끝내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말을 듣고 무서웠다고 털어 놓았다. 또 "2차 조사 때는 오히려 동영상에 나와서 했던 행위를 '그 행동이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한 번 해보시라'고 시켰다. 그게 검찰조사냐"고 분노하며 오열했다.
한편 경찰과 검찰은 2013년 김 전 차관이 건설업자의 강원도 원주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은 혐의에 대해 수사를 벌였으나, 검찰은 같은 해 11월 '영상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는 점을 특정할 수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