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산업 핵심, 화장용품→뷰티 디바이스로 변화
한국 미국 중국, 홈 뷰티 시장 급성장
전문가, 의료법 저촉 가능성…해결시 시장 전망 더욱 밝아
뷰티산업의 패러다임이 상품에서 뷰티 디바이스 등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 숍에서 받던 에스테틱을 집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할 수 있는 '홈 뷰티'시대가 열리면서 화장품보다 뷰티 기기 및 서비스가 여성 고객들의 구매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시장조사기관 IBIS 월드에 따르면 미국 뷰티산업에서 최근 웰빙 트렌드에 따라 홈 뷰티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2017년 기준 175억 달러(20조원)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글로벌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은 2015년 72억달러에서 연평균 10.8% 성장해 2021년 133억달러 (16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며 레이저 치료 및 리프링, 톡신과 필러 등 글로벌 안면미용 시술 시장도 2015년 34억달러에서 연평균 10.1% 성장해 2021년 55억달러 (6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함께 글로벌 뷰티시장 투톱을 형성 중인 중국도 이와 비슷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7년 중국 에스테틱 시장 규모가 1760억 위안 (30조원)으로 전년대비 43.7% 증가했고 2020년에는 4640억 위안 (77조원)에 이를 것으로 봤다. 중국 내 안티에이징, 리프팅 시술 등 의료미용 서비스 횟수는 2017년 이미 1000만 건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 증권사 양지혜 연구원은 "중국의 인구 노령화가 심화되면서 안티에이징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경제적 여유가 있는 36세 이상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리프팅 시술, 피부 미백 등 미용 관리에 대한 수요가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내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국내 가정용 뷰티기기 시장이 2013년 800억원에서 2018년 5000억원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장품을 통한 일상의 뷰티 케어에 기술을 더한 뷰티 디바이스가 더해서 높은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흐름은 수치로 확연히 드러난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에서는 지난해 LED 마스크 판매량이 전년 대비 664%, 갈바닉 마사지기는 417% 증가했다. 11번가에서도 LED마스크, 진동 클렌져 등이 포함된 뷰티 디바이스 카테고리 거래액이 최근 5년(2015~2019년)간 연평균 50%의 상승률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메이크온 브랜드 역시 2018년말 기준으로 전년대비 120% 성장해 '메이크온' 품목 수를 최근 3배로 늘리는 등 관련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LG전자는 2017년 9월 '더마 LED 마스크'를 출시했고 현재 홈 뷰티 디바이스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기기는 최근 일평균 판매량이 출시 당시보다 7배 늘었으며 뷰티케어 중소기업 '부자'가 내놓은 '셀리턴 LED 마스크'도 2017년 본격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그해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32배나 증가한 수치다. 최근 배우 강소라를 모델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네오팜, 아모레G, 잇츠한불, 클래시스, 미샤, 진영R&S 등 다양한 기업들이 뷰티 디바이스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11번가 김명식 라이프뷰티담당은 "가정에서도 손쉽게 피부관리를 할 수 있는 뷰티기기 시장이 뜨거워지면서 관련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는 추세"라며 "최근 미세먼지로 인해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 시기인만큼 뷰티 미용 관리용품을 찾는 소비자들은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건양대학교 글로벌의료뷰티학과 학과장인 이주연 교수는 "홈 뷰티 시장은 10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했고 앞으로 더욱 전망이 밝은 분야"라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팽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분야를 막론하고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은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의료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생겨나고 있어 그 부분이 해결되는 것이 급선무"라면서도 "대기업의 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상생하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 홈 뷰티 시장을 보호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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