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출 5.5兆 목표
화학·바이오 등 대규모 투자
[ 박상익 기자 ] 삼양그룹(회장 김윤)이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양그룹이 각 분야에 강점을 지닌 회사들을 품으면서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양그룹은 2017년부터 그룹 전 영역에서 변화와 혁신을 이뤄내는 ‘윈 202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2020년 그룹 매출 5조5000억원을 목표로 식품, 화학, 패키징, 의약·바이오 등 주요 사업 영역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그동안 M&A에 보수적이던 기업 문화도 변했다. 그룹 전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는 만큼 그룹의 발전 방향에 부합하는 유망 기업이 있다면 얼마든지 편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양그룹은 2000년 삼양사의 화학섬유 사업을 분리한 뒤 SK케미칼과 함께 휴비스를 설립했다. 2015년에는 아셉시스글로벌(옛 효성 용기사업부문)을 인수해 국내 페트 패키징 분야 1위로 만들었다. 2016년에는 복합소재 사업 강화를 위해 국내 벤처기업인 크리켐을 인수했다. 크리켐은 금속에 비해 무게는 가벼우면서 강도는 높은 소재인 장섬유강화열가소성복합소재(LFT)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전략에 힘입어 2016년 9414억원이던 삼양그룹의 수출액은 지난해 1조725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주목받는 삼양그룹의 M&A 사례는 케이씨아이(KCI)다. KCI는 삼양그룹에 편입된 지 1년 만인 지난해 매출 606억원, 영업이익 11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5%, 121% 증가했다. KCI의 주력 제품은 헤어 컨디셔너와 스킨 케어 제품에 들어가는 보습제, 점증제, 막형성제 등이다.
KCI는 이전까지 안정적인 신소재 연구개발(R&D)에 집중했지만 삼양그룹에 편입된 뒤부터는 고객사 제품 개발까지 제안하는 솔루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마케팅과 R&D 기능을 합친 테크센터를 신설했다. 고객사가 원하는 신제품 콘셉트와 품질을 파악하고 제품 개발에 참여하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이 목표다.
삼양그룹도 다양한 글로벌 회사를 고객사로 보유한 KCI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계열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내놓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양그룹과 KCI 연구원들은 공동 과제를 진행하며 삼양그룹의 식품, 화학 기술을 적용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