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최대 규모 교량 사업
대림산업, 신공법 적용 시공…"하반기 준공 예정"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브루나이에서 대림산업이 짓는 '템부롱대교' 건설현장을 방문했다. 브루나이 다토 수하이미 개발부장관과 국토교통부 김현미장관, 대림산업 윤태섭 토목사업본부장 외에도 템부롱대교 프로젝트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템부롱대교 현장은 한국과 브루나이 양국 모두에게 의미있는 현장이다. 브루나이에게는 '역사'의 현장이고 우리나라 기업에게는 '기술'의 현장이다. 템부롱대교는 템부롱대교는 브루나이만을 사이에 두고 있는 무아라 지역과 템부롱 지역을 연결하게 된다. 총 길이는 30km로 총 사업비는 2조원에 이른다. 예정대로 하반기에 준공되면 브루나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교량이 된다.
템부롱대교가 완공되면 브루나이 전역이 빠르게 연결된다. 국가의 균형발전은 물론 브루나이만을 국제 물류항으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할 전망이다. 템푸롱지역은 현재 동, 서로 나뉘어 있다. 템부롱 지역에서 무아라 지역으로 가려면 차로 3~4시간, 해상으로 1~2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템부롱대교가 완공되면 차로 2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템부롱대교는 웅장한 규모를 주목할 만 하다. 총 30km의 길이에 해상에 지어지는 해상교 부분만 장장 14.5km다. 한국의 인천대교와 비슷한 규모의 이 해상교량 구간은 모두 대림산업이 시공한다. 일반적인 형태의 해상교량 구간은 13.65km에 이르며 나머지는 사장교로 구성되어 있다. 사장교를 지지하는 주탑은 A자 형태다. 공사 대부분이 날씨의 변화가 심한 해상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무척 까다로운 프로젝트로 평가 받는다.
대림산업은 2015년 4개의 구간으로 나누어 발주된 이 공사에서 약 7500억원을 수주했다. 템부롱대교의 핵심인 해상교량과 사장교 구간을 수주했다. 특히 수주과정과 결과에서 대림산업이 뽑힌 이유는 세계 특수교량시장에서 이례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입찰 당시 중국업체가 1~3위를 차지했고,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낸 대림산업은 4위였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발주처가 강조한 공기단축의 '방법'을 중국업체와는 다르게 제시했다. 바로 특수공법과 차별화된 설계를 대안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템부롱대교 건설에 적용된 가장 특징적인 기술은 특수기중기를 사용하는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이다. 이 장비는 교각 위에 상판을 들어 올리는 것으로 대림의 장비는 규모부터 다르다. 기존의 장비가 800t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었다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2개씩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서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이다.
대림산업은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해 새로운 공법을 개발했다. 새로운 장비는 대림산업이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설계해서 유럽 건설기계 제작사에 의뢰해 만들어졌다.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로써 공사금액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
현재 세계 특수교량시장은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과거에는 유럽과 일본이 주도하던 시장이었다. 여기에 기술자립화와 특수공법으로 무장한 우리나라와 자국 내 수많은 실적과 저렴한 공사비를 무기로 한 중국이 세계의 바다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국은 '기술'을 내세워 수준한 사례로는 템부롱대교가 대표적이다.
한편 대림산업은 브루나이의 랜드마크가 된 '리파스대교'를 수주한 바 있다. 리파스대교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다.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은 브루나이 강 위에 놓인 교량이다. 대림산업은 이슬람문화를 설계에 과감히 반영하여 발주처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주탑 높이가 157m로 고층빌딩이 없는 브루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주탑의 높이는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인 7월15일의 영어식 표기인 '157'일 상징하도록 설계했다.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들었다. 현지화에 최적화된 설계로 수주에 성공해 2017년 준공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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