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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 "'우상' 촬영하며 6개월 동안 탈색…머리카락 바스라져"(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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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가 캐릭터 표현을 위해 머리카락이 망가지는 고통을 참아낸 후기를 전했다.

배우 설경구나 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우상' 인터뷰에서 "영화 촬영이 6개월이나 될 줄 몰랐다"며 "6개월 동안 노란 머리를 유지하려니 나중엔 머리카락이 낙엽처럼 바스라졌다"고 말했다.

'우상'은 아들의 뺑소니 사고로 인생 최악의 순간을 맞게 된 남자와 누구보다 소중했던 아들을 뺑소니 사고로 잃게 된 남자, 그리고 사고의 비밀을 알고 있는 여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영화 '한공주'로 2014년 감독상을 휩쓸었던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설경구는 아들이 세상의 전부였던 유중식을 연기했다. 유중식은 지체장애 아들 부남을 위해서라면 못할 것이 없었던 '아들 바보' 아버지다. 설경구는 노랗게 머리를 염색하고, 아들의 죽음을 홀로 추적하면서 극을 이끌어 간다.

설경구는 전작 '공공의 적', '오아시스', '실미도' 등을 통해 탁월한 연기력을 인정받은바 있다. 특히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을 통해 젊은 여성 팬들을 대거 유입하며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설경구는 유중식에 몰두하는 6개월 동안 캐릭터의 감정에 몰두하는 한편 노랗게 탈색한 머리, 야윈 몸매를 유지했다. 이수진 감독도 "설경구 선배가 많은 고생을 하셨다"면서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설경구는 "처음엔 좋았다"며 "탈색과 태닝을 요구했는데,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어서 변신이 될 거 같았다"고 설렘 가득했던 촬영 준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석규 형이 촬영할 땐 제가 쉬고, 제가 촬영할 땐 석규 형이 쉬고, 그렇게 촬영이 퐁당퐁당 이뤄졌는데 탈색한 머리가 자라면 바로바로 뿌리염색을 해야 하니까 수도없이 한 거 같다"며 "처음엔 4개월이라고 해서 했는데"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중식이 노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다니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설경구는 "중식은 에어컨 배관 공사를 하면서 장애가 있는 아들을 항상 데리고 다녔을 것"이라며 "아이가 혹시라도 자기를 잃어버리더라도, 보통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이 어려울 테니 그렇게 똑같이 노랗게 머리를 물들이고 다녔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중식은 핏줄에 굉장한 집착을 보이는 인물"이라며 "련화와 결혼을 시키고, 련화의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는 것 역시 핏줄에 대한 집착에서 비롯된다. 그런 중식의 이야기를 보면서 영화를 따라가다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우상'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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