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보상 협의 끝내도 내년 말에나 개통 가능
[ 양길성 기자 ] 올해 말로 예정됐던 위례신도시 지하철 8호선 추가 역 개통이 2021년으로 늦춰질 전망이다. 토지 소유주의 반발이 커 착공을 위한 토지보상 업무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오는 5월로 예정된 보상 협의가 무산되면 연내 착공도 불확실해질 공산이 크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르면 이달 8호선 추가역 신설을 위한 토지보상 협의에 들어간다. 보상 대상 토지는 경기 성남시 복정동과 창곡동에 걸쳐 있는 5만8873㎡다. 이 중 사유지는 총 15필지로 소유주는 13명이다. LH는 지난해 12월과 올 1월 두 차례에 걸쳐 소유주와 사전 협의를 했다. LH 관계자는 “진행 중인 감정평가가 끝나는 대로 보상 협의에 나설 것”이라며 “협의에 두 달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해 5월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인 서울도시교통공사는 토지보상이 끝나는 대로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착공을 위한 기본·실시설계는 거의 끝마쳤다. 공사 기간은 1년6개월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사업이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토지보상 협의가 무산될 것이란 관측이 많아서다. 토지보상액 산정 기준이 되는 공시지가를 두고 LH와 주민 간 이견이 큰 까닭이다.
보상 협의가 무산되면 연내 착공은 물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회에서 재결을 거쳐야 한다. 여기에 6개월이 소요된다. 이후 토지를 수용하는 데 2개월이 더 걸린다. 이렇게 되면 개통 시기는 2021년 하반기로 늦춰진다. LH 관계자는 “협의가 불발돼 국토부 재결로 넘어가면 연말에야 보상 업무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지하철 8호선 추가 역 사업은 복정역과 산성역 사이에 역사를 새로 짓는 사업이다. 2008년 위례신도시 광역교통대책에 처음 포함됐다. 그동안 사업은 번번이 지연됐다. 2017년 완공 목표로 추진됐으나 지난해 4월에야 실시계획인가 승인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LPG충전소 설치 여부와 트램 환승노선 등을 두고 관계기관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완공 시점이 올해 말로 연기됐다. 지난해 8월에는 사업부지가 성남복정1 공공주택지구로 지정돼 사업이 수개월간 멈췄다.
역 개통 지연으로 주민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위례신도시는 주민 8만여 명이 살고 있지만 도시 안에 지하철역이 없어 교통망이 열악한 곳으로 꼽힌다. 위례신사선(위례신도시~신사역), 위례과천선(위례신도시~경기 과천), 위례선(트램) 등 10년 전 위례신도시에 계획된 전철 사업 중 개통한 노선은 하나도 없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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