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영웅들》 출간한 정상규 작가
잊혀진 독립유공자 발굴, 재조명…자금 등 지원한 기업인들 소개
"독립운동 후원한 창업주 후손, 오늘날 호국·보훈 활동에 앞장"
[ 유재혁 기자 ] “100년 전 기업인들이 국가와 민족을 먼저 생각하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이 오늘날 우리에게 큰 가르침을 줍니다. 그분들은 기업을 경영하려면 친일이 불가피하다는 고정관념을 깼습니다. 지금의 청년 기업인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기여할지 생각해야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알게 모르게 독립운동을 지원한 기업인들의 사례를 모은 《잃어버린 영웅들》을 펴낸 정상규 작가는 “책 부제를 ‘청년들이여 깨어나라’라고 붙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작가는 이 책 이전에도 《잊혀진 영웅들, 독립운동가》를 펴내는 등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활동을 꾸준히 해 왔다.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임시정부 100주년 기념사업회’ 민간위원,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회’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사실은 누구나 압니다. 하지만 권총을 누가 줬는지, 사격 연습은 어디서 했는지 아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안 의사 뒤에는 숱한 조력자가 있었습니다.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은 소수의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수많은 국민이 참여했다는 거죠. 독립운동에 막대한 자금을 몰래 후원한 기업인도 많습니다.”
정 작가는 공군 복무 시절 국내 최초로 독립유공자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독립유공자 후손들에게 물어보거나 과거 기록을 찾아 역사적 사실을 밝혀내는 작업도 해 왔다. 그는 옛날 신문이나 일본 정부 및 기관 기록물 등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독립운동을 후원한 사실을 찾아냈다. 이번 책에는 유한양행 등 7개 기업이 소개됐는데 이후 30여 개 기업의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는 미국에서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독립군 사관학교 생도로 활동했어요. 귀국해서 독립운동도 했고요. 구인회 LG 창업주는 독립운동 후원단체인 백산상회에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LG하우시스는 그 정신을 이어받아 국가유공자 후손들을 후원하는 활동을 폭넓게 펼치고 있습니다.”
그는 자생한방병원 창업주 격인 신현표 선생이 김좌진 부대에서 군의관으로 활동한 기록을 일본에서 찾았다고 했다.
“자생한방병원은 지금도 독립유공자협회를 후원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을 후원한 창업주들이 일군 기업들은 오늘날 호국과 보훈 활동에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유재혁 선임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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