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임이 점쳐지던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금융당국의 반대 속에 연임을 포기했다. 하나금융지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성규 하나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사진)을 차기 하나은행장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8일 개최된 그룹 임추위에서 지성규·황효상 하나은행 부행장을 복수 추천했고, 하나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 부행장을 차기 행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지 부행장은 연세대를 졸업하고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실장, 하나은행 경영관리본부 전무,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은행장 등을 거쳐 하나금융지주 글로벌 총괄 부사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지 부행장은 다음달 21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이 마무리 될 예정이다.
당초 임추위는 이달 말 2∼3명의 복수후보를 추려 하나은행 임추위가 최종 행장을 선택하는 방식을 취할 계획이었다.
이에 하나은행 안팎에서는 함 행장의 3연임을 점쳤으나 금융당국의 반대가 이어진 가운데 함 행장은 이날 회의에서 3연임 도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만약 3월 중 3연임에 성공한 함 행장이 실형을 선고받으면 최고경영자(CEO) 공백이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당국의 지적이었다. 함 행장은 2015년 9월 하나·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행장에 선임된지 3년 6개월 만에 물러나게 됐다.
함 행장이 물러났지만 민간은행의 CEO 인사 과정에서 사외이사 면담과 우려 표명이 이뤄진 만큼 관치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지난 26일 하나금융 임추위에 속한 윤성복 이사회 의장, 백태승·차은영 사외이사 등과 담당 부원장보 등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금감원은 함 행장 등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가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지난 27일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함 행장에 대한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니 그에 대한 법률적 리스크를 (하나금융 이사회에서) 체크해달라고 전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함 행장의 3연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금감원 측은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 제기는 감독당국의 기본 소임"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함 행장에 대한 1심 판결은 이르면 올해 말께 나올 전망이다.
한편, 하나금융지주 그룹 임추위는 하나카드 신임 사장에 장경훈 하나은행 부행장을, 하나금융투자 및 하나캐피탈 사장에는 재임 중인 이진국 사장과 윤규선 사장을 추천했다. 또한 전날 관계회사경영관리위원회에서는 김희석 전 농협금융지주 부사장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신임 사장에, 하나에프앤아이 신임 사장에는 곽철승 전 하나금융지주 전무를 추천했다. 하나자산신탁, 하나펀드서비스, 핀크에는 각각 이창희, 오상영, 민응준 현 사장을 CEO 후보로 추천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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