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연구소, 보존처리 끝내
[ 서화동 기자 ] 독립운동가 두 분이 입었던 의복이 보존처리를 거쳐 원래 모습을 되찾았다. 문화재청은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독립기념관의 의뢰로 등록문화재 제607호 ‘서재필 진료가운’과 제609호 ‘유림 양복’의 보존처리를 1년여 만에 끝냈다고 28일 밝혔다.
서재필 진료가운은 갑신정변의 주역이자 독립신문을 창간하고 임시정부 외교고문을 맡았던 서재필 박사(1864~1951)가 미국에서 의사로 일할 때 입은 옷이다. 유화의 바탕이 되는 캔버스 조직 면직물로 제작된 가운으로, 안쪽에는 서재필의 영문이름인 ‘필립 제이슨(Philip Jaisohn)’의 머리글자를 딴 ‘Dr. P. S. J’를 새겼다. 옷을 만든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업체의 상호와 주소를 표시한 레이블도 붙어 있다. 진료가운은 풀을 먹여 보관한 탓에 색이 변하고 굵은 주름이 생겼다. 이를 세척, 형태 보정, 안정화 등으로 보존 처리를 했다.
유림 양복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낸 무정부주의자 유림(1898~1961)이 입었던 재킷 형태의 상의와 바지다. 1950년대 후반에 만들어진 중산복(中山服) 스타일의 옷으로, 전형적인 독립운동가의 복식 유형이다. 중산복은 중국 쑨원이 직접 고안해 즐겨 입었던 데서 딴 이름으로, 중국 국민정부군과 한국광복군의 군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유림 양복은 모직물로 제작됐으며, 상의 안주머니 위에 유림의 호 ‘旦州(단주)’를 초서체로 수놓았다. 당시 대구 중앙통의 시민양복점(市民洋服店) 레이블도 붙어 있다. 바지 안쪽에 있는 ‘DONGYANG ORIENTAL TEX KOREA ALL WOOL(동양 오리엔탈 텍스 코리아 올 울)’이라는 글자를 통해 6·25전쟁 이후 국내 양복산업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보존과학센터는 벌레 먹은 구멍이 커지지 않도록 직물을 보강하고 세척, 탈취 등을 거쳐 원래 형태로 복원했다.
서화동 문화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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