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등이 불거진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마약 혐의를 벗게 됐다. 간이 시약 조사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27일 오후 9시께 승리를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28일 오전 5시 30분께 돌려보냈다.
승리는 이번 조사에서 성접대와 마약 투약 등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언론에 보도된 카카오톡 내용에 대해 "3년이 지난 일이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마약 투약 여부를 밝히기 위해 승리의 소변과 머리카락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을 의뢰했다.
승리는 소변과 머리카락 임의제출 요구에 응하면서 투약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승리 측에 따르면 승리에 대한 간이 약물 검사에서는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간이 검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승리가 사내이사로 재직했던 클럽 '버닝썬'은 운영진의 묵인 아래 각종 마약류가 유통되고 있으며, 특히 '물뽕'이라고 불리는 마약류인 GHB를 이용한 성범죄가 빈번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일부 언론은 승리가 2017년 2월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을 당시 한 바에서 '해피벌룬'(마약풍선)이라고 불리는 환각물질을 흡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당시는 해피벌룬이 국내에서 환각물질로 지정돼 규제를 받기 전이라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승리와 관련해서는 일단 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며 "버닝썬 내에서 이뤄진 마약 투약·유통 의혹은 철저히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리 측 변호인은 "성 접대 '가짜 뉴스'에 대해 가장 심도 있는 조사를 받았고 경찰 유착 등 버닝썬 관련 논란에 대해서도 조사를 받았다"며 "많은 의혹 부분에 대해 곧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버닝썬과 경찰관의 유착 의혹을 규명하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광역수사대는 28일 뇌물 공여자로 지목된 이모 공동대표를 소환조사 중이다.
이날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이 공동대표는 '경찰관에게 돈 준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직행했다.
이 공동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한 것은 두 번째다.
경찰은 그를 상대로 전직 경찰관 강모 씨를 통해 경찰관에게 자금을 전달한 목적과 경위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경찰은 승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버닝썬의 이문호 대표와 영업사장 한모씨를 다음 주 초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 경찰은 최초 보도한 기자로부터 아직 원본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여전히 승리는 피내사자 신분이라며 성접대 의혹과 관련 정확한 사실관계를 좀 더 파악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약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이문호 대표는 지난 23일 경찰 조사 기간 중 클럽에 방문해 난동을 피워 논란이 되고 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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