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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만에 3만개 팔린 '30구 팔레트'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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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혜 생활경제부 기자) 화장품에도 ‘베스트셀러’가 있습니다. 잘 키운 베스트셀러 한 두개만 있어도 매출에 아주 큰 도움이 되죠. 에스티로더의 갈색병 에센스, 키엘의 수분크림, 샤넬의 레드립과 넘버5 향수, 나스의 블러셔, 맥의 총알 립스틱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 제품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때문에 브랜드에 입문하는 젊은 여성부터 시작해 충성심 높은 30~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고객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또 ‘브랜드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선물용으로 찾는 수요도 늘게 되죠. 그래서 뷰티업계에선 ‘베스트셀러의 스테디셀러화’에 성공하면 대박을 낼 수 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돕니다. 문제는 애초에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자체가 어렵다는 데 있습니다.

중저가 브랜드라고 예외는 아닙니다. 지금은 로드숍 화장품의 성장세가 한풀 꺾였지만 한창 잘 나갔던 때를 생각해보면 미샤의 3300원짜리 파운데이션, 더페이스샵의 1000원짜리 마스크팩 등 베스트셀러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브랜드의 초창기 성장을 주도한 핵심 제품이었죠. 그래서 지금도 화장품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신제품을 베스트셀러로 만들까” 늘 고민하곤 합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30구 팔레트’는 그런 면에서 성공적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아이섀도를 팔레트에 담아 판매하는 것 자체는 새로운 게 없습니다. 다만 여성들이 좋아하는 색상, 트렌디한 색상과 질감의 컬러 섀도 30종류를 한데 담아 저렴하게 판매한 것, 그것이 핵심이었습니다. 2017년에 로드숍 브랜드로는 처음 30구 팔레트를 선보였던 네이처리퍼블릭은 당시 하루 만에 2만개가 팔려나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렇게까지 잘 될 줄은 몰랐던 거죠. 지난해 내놓은 30구 팔레트도 사전예약을 받았는데 사흘 만에 2만6000개가 팔렸습니다. 정가가 4만9800원인데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들에겐 2만4900원에 판매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고가의 화장품 브랜드들이 20만~30만원대에 판매하는 팔레트를 저렴하게 내놓은 겁니다. 30가지 색상의 섀도 팔레트를 2만원대에 판매해 매출을 올리는 한편 회원도 늘리는 전략이었던 거죠.

올해도 네이처리퍼블릭은 30구 팔레트로 ‘대박’을 터뜨렸습니다. 10주년 기념 한정판으로 내놨는데 나흘 만에 3만개나 팔린 겁니다. 비회원도 일부 있었겠지만 모두 회원가에 샀다고 가정해도 최소 7억4700만원어치를 판 겁니다. 30구 팔레트의 공식 제품명은 ‘프로 터치 컬러 마스터 섀도 팔레트-엑스 에디션’입니다. 이 제품은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만큼 핑크, 코랄, 퍼플, 마젠타, 브라운 등 여성들이 선호하는 색상으로만 구성해 실용성을 높였습니다. 여러 조합으로 메이크업에 활용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기존에 나왔던 매트, 쉬머, 글리터 등 3가지 종류의 제형에 ‘매트 글리터’와 ‘매트 쉬머’ 제형을 추가한 것도 ‘소장가치’를 높였다는 분석입니다. 3년째 네이처리퍼블릭의 베스트셀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30구 팔레트가 스테디셀러로 오래 사랑받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끝)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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