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25원→400원으로
작년 순이익 245억원인데 배당 총액이 199억원에 달해
"실적 부진에도 대주주 이해관계로 고배당 유지 회사 주의 필요"
[ 김동현 기자 ] 산업폐기물 처리업체인 코엔텍이 현금배당 규모를 예년에 비해 16배 늘리겠다고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017년 이 회사 최대주주가 된 호주계 사모펀드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PE)이 본격적으로 투자금 회수를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엔텍은 작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400원 현금배당을 하겠다고 최근 공시했다. 배당수익률(주당 배당금/주가)은 5.4%, 총배당금은 199억원에 달한다. 작년 회사 순이익이 245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회사 이익의 80% 이상이 배당으로 지급되는 셈이다.
회사 측은 “다음달 주주총회에서 배당이 안건으로 상정된다”며 “의안이 통과되면 1개월 안에 배당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엔텍이 대규모 배당을 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사는 2016년과 2017년 결산에서 각각 주당 25원을 현금배당했다. 배당수익률은 각각 0.88%, 0.48%에 그쳤다.
증권가는 대주주인 맥쿼리PE가 투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엔텍 최대주주는 그린에너지홀딩스로 59.29%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린에너지홀딩스는 맥쿼리PE의 100% 자회사다. 2017년 4월 그린에너지홀딩스는 코엔텍 지분 33.63%를 795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두 차례의 공개매수를 거쳐 지분율을 60% 가까이로 높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2017년 지분율을 높인 목적이 고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하는 시각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사업을 확장하며 고배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맥쿼리PE는 2013년에도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대길산업(현 WIK중부)을 인수한 뒤 배당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적이 있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WIK중부의 배당성향(배당금/순이익)은 0%(2012년)에서 112%(2013년)까지 수직 상승했다. 맥쿼리PE가 2016년 인수한 폐기물 소각업체 진주산업도 그해 배당성향이 174%를 기록했다.
사모펀드가 폐기물 처리업체를 노리는 것은 수익이 꾸준히 보장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산업폐기물 등의 처리시설 수요는 계속 늘고 있지만 공급은 부족하다. 각종 법령 규제와 입지조건 제약으로 진입장벽도 높다. 이에 따라 처리 단가가 계속 오르고, 관련 업체의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코엔텍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59.6% 늘어난 293억원을 기록했다. 코엔텍의 폐기물 소각 처리단가는 2017년 t당 12만4600원에서 15만2100원(작년 3분기 기준)까지 올랐다. 코엔텍 주가는 2017년 말 이후 48.9% 상승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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