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동감 넘치는 인천·경기
인천시 3·1운동 기념행사
[ 강준완 기자 ]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은 1898년 개교한 강화공립보통학교(강화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전해진다. 3월 12일 이 학교 상급생들은 수업을 거부하고 대한독립만세 시위를 벌였다. 강화공립보통학교 학생들 시위는 18일 강화읍 장날에 2만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독립만세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강화읍 독립만세운동은 이후 4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적인 3·1 만세운동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천 시내의 3·1운동은 1919년 3월 6일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창영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학생들은 전국으로 번진 독립만세 시위 소식을 듣고 동맹휴업을 시작했다. 인천공립보통학교 학생들의 만세시위는 인천공립상업학교(현 인천고)와 연대하면서 현 계양과 부평 지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를 마련한다.
인천시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선열들의 독립운동과 인천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100년 전 그날의 현장에서 숭고한 정신을 모두 함께 느낄 수 있도록 동구청(창영초 소재지)과 공동으로 창영초등학교에서 기념식을 열고, 거리에서 만세운동을 재현할 계획이다.
창영초교~동인천역 북광장 3·1 운동 재현
시는 인천 시민들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생과 시민 100명의 소장품을 타임캡슐에 넣고 땅에 묻는 행사로 기념식을 시작한다. 창영초교~동인천역 북광장까지 만세운동 시가행진도 진행한다. 일본 헌병과 독립열사로 분장한 연기자를 투입, 실제 만세운동을 실감나게 재현할 계획이다.
시가행진이 끝나면 동인천역 북광장에서 강강술래, 미래 100년의 희망을 담은 태극기풍선 날리기, 일제 감옥과 고문기구 체험, 화합과 통일의 비빔밥 만들기 등 체험마당이 시작된다. 이외에도 계양구 황어장터, 강화읍 장터, 서구, 중구 영종도 등 인천의 3·1운동 주요 발상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행사가 펼쳐진다.
해외한인 독립운동 한눈에
인천은 해외이민 역사의 출발지다. 일제시대가 시작된 1910년 이전부터 하와이, 멕시코, 쿠바로 떠난 이민자들의 출발지가 인천항이다.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은 3·1운동 직후 1919년 4월 전국 13개 도 대표들이 모여 임시정부 수립을 결의한 장소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우는 기초를 마련한 곳이다.
시는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한 4월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세미나를 연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는 올해까지 해외한인 독립운동 특별전을 연다. 인천에서 하와이, 멕시코, 쿠바 등 해외로 이주해 현지에서 활발하게 독립운동을 벌인 이민자들의 독립운동사를 살펴본다. 2008년 개관한 이민사박물관은 한인 이민 100년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공식 이민자들이 인천항에서 증기선을 타고 1903년 1월 미국 하와이에 도착한 역사를 볼 수 있다. 2003년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4100㎡ 규모로 건립했다.
백범이 탈출했던 감리서터 역사공간 조성
시는 인천 내항과 개항장 일대를 문화재생 지역으로 지정하고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한다. 인천 자유공원과 개항장 감리서터(인천 감영) 등 인천의 문화역사적 공간을 시민들이 즐겨 찾고 역사적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백범 김구 선생이 투옥됐던 인천 중구 감리서와 신포로 일대를 청년 김창수(백범 김구) 역사거리로 만들고, 시민들이 김구 선생의 인천 감리서 투옥과 탈옥 그리고 재투옥까지 행적을 밟아볼 수 있도록 인도를 정비한다. 김구 선생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도보순례길 조성, 개항장 일대 독립운동 관련 답사 프로그램은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박물관협의회와 함께 만세운동 플래시몹, 인천의 독립운동 역사유적 탐방, 인천의 사립박물관과 공동으로 태극기 디자인 공모전과 특별전 등 시민들의 자긍심과 애국심을 높이는 다양한 행사를 추진한다.
인천은 자주독립과 정부 수립의 중심지
인천문화재단은 3월 15일 한국근대문학관에서 《3·1운동의 문화사》 저자인 권보드래 작가를 초청해 북콘서트를 열고, 3·1운동과 관련된 희귀 문학 자료를 전시한다. 송도 트라이볼에서는 매달 항일운동과 관련된 가곡, 헝가리 무곡 등 민족주의 색채를 띤 곡들로 구성된 콘서트가 열린다.
4월에는 자유공원에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며 개항박물관, 영종역사관, 중구문화회관 등에서도 김구 선생 창작 뮤지컬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7월까지 이어진다. 미추홀구의 영화공간주안은 3월 1일 하루 동안 3·1절 기념 영화를 상영한다.
인천시립예술단은 문화예술회관에서 3월 1일부터 3일까지 음악극 ‘100년 후 꿈꾸었던 세상’을 선보인다. 여성 독립운동가들, 유관순 열사의 스승이면서 독립운동가인 김란사의 극적인 삶을 조명한다.
인천개항박물관은 5월 말까지 김구 선생의 인천항 노역 생활 및 인천 감리서 관리 자료 등 그의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기획전을 연다. 검단도서관은 3월 말까지 독립운동 관련 위인전을 전시한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인천은 우리나라 독립과 정부 수립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곳”이라며 “시민 모두 순국선열의 숭고한 정신과 100년 전 역사의 날을 기리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데 한마음을 모을 수 있도록 차질 없이 기념사업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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