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 관련 폭력 사건을 수사 중이던 강남경찰서가 수사 주체에서 제외됐다.
서울지방경찰청은 강남서에서 수사 중이던 클럽 '버닝썬' 폭력 사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로 넘기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강남서가 맡던 사건이 모두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넘어간 것은 소속 경찰관이 버닝썬과 유착 관계에 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강남서에 계속 수사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서울청 관계자는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하고자 이송하는 것"이라며 "경찰관으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한 20대 김 모 씨의 성추행 등도 모두 넘겨받는다"고 설명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직 경찰이 버닝썬 뇌물 받고 체포되고 그 돈 일부가 현직 경찰에 넘어갔다"면서 "수사해야 할 현직 경찰들이 수사 대상이 됐다. 강남서는 수사 자격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버닝썬 관련 강남서의 어떤 수사 결과도 신뢰받기 어렵다. 버닝썬 수사는 광수대(광역수사대)로 넘기든지 아니면 검찰로 넘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역수사대는 '버닝썬'과 경찰 간 유착 고리로 지목된 전직 경찰관 강 모 씨의 구속영장이 검찰에서 기각된 것과 관련해 영장을 재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보강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강 씨가 버닝썬 측의 요청으로 경찰관에게 금품을 전달하는 등 민원 해결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논란이 처음 불거진 것은 김 모씨가 지난해 11월 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부터다.
김 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 모 씨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로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고,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커졌다.
경찰은 김씨가 현장에서 난동을 부리고 경찰관들에게 욕설해 부득이 업무방해죄 현행범으로 체포했으며 경찰관들이 김씨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의 한 수사책임자는 버닝썬 클럽 내 마약 유통 의혹에 관해 "상식적으로 몇십억씩 돈을 버는 클럽에서 마약을 유통하겠느냐"라며 경찰 스스로 클럽에서 조직적인 마약 유통이 없었다고 예단하는 듯한 발언을 입에 담아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