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은 전당대회 초반부터 ‘박근혜 마케팅’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친박(親朴·친박근혜), 비박(非朴)에 배박(背朴·배신한 친박) 논란까지 등장했다. 이 와중에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키고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를 후보 간 토론의 상당부분에 할애하면서 스스로를 여론의 조롱거리로 깎아내렸다. 정부여당을 견제하고 정책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성숙한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당내에서조차 “보수 가치와 당의 비전을 다시 세워야 할 전당대회가 과격분자의 놀이터가 됐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다.
나라 경제·안보가 위기 상황이고, 여당의 사법부 공격 행태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는데도 제1 야당다운 면모를 보여주기는커녕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 게 한국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다. 한국당은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 잇따라 참패한 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혁신에 나섰다. 그러나 반성과 각오에 대한 다짐은 어느새 사라진 느낌이다. 한국당이 이제라도 구태를 떨쳐내고 대오각성하지 않는다면 ‘전당대회 효과’는커녕 설 자리 자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