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은 총 4200억 유상증자…재무구조 개선 적극 나서
"물량 부담에 주가 충격 불가피"
중공업, 3500억 자산매각 추진
[ 김진성/박상용 기자 ] 두산건설이 오는 5월 4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5000억원대 순손실을 내 급격히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여기엔 모회사 두산중공업이 상당액을 투입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608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다.
두산건설은 주주들을 상대로 보통주 3억3466만1354주를 새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5월 10일 실시한다고 21일 공시했다. 현재 발행주식(전환상환우선주 포함 1억74만2418주)의 세 배가 넘는 주식을 발행해 420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신영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신주 발행가격은 주당 1255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13~20일 최저 거래가격인 1480원보다 15% 할인된 가격이다. 두산건설은 5월 7일 우리사주조합, 5월 7~8일 구주주를 상대로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실권주가 발생하면 청약에 들어온 ‘사자’ 주문 물량만큼만 신주를 발행하기로 했다.
두산건설은 이번 증자로 조달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주요 건설 현장의 착공지연 및 미분양, 도급계약 비용 증가 등과 관련한 대손충당금 확대 여파로 지난해 551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대규모 적자로 자본금이 감소해 2017년 말 194.7%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552.5%로 뛰었다.
두산중공업도 이날 6084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5월 보통주(5431억원)와 전환상환우선주(653억원)를 발행하기로 했다.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자금 중 3000억원은 두산건설 증자에 투입하고 나머지 금액은 재무구조 개선과 신재생사업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유상증자와 별개로 비업무용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추가로 3500억원을 조달할 방침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구안을 통해 두산건설이 차입금 감축과 함께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두산건설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경영환경이 안정화되면 두산중공업의 재무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와 대규모 주식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으로 두 회사 주가가 단기적으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산건설 실적 악화 등의 요인으로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 주가는 올 들어 각각 19.29%, 20.41% 하락했다.
다만 두산그룹이 의도한 대로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날 경우 중·장기적으로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두산과 두산중공업 등 두산 주요 계열사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유상증자 참여, 부동산 매입 등을 통해 약 2조1700억원을 두산건설에 수혈했다.
김진성/박상용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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