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美北 정상회담 앞두고 현대건설·아난티 등 주가 강세
통일펀드도 올 수익률 8%대
[ 전범진/나수지 기자 ] ‘남북경협’이 증시 주도 테마로 재부상하고 있다. 연초부터 상승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남북한 경제협력주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이 다가오면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해당 종목의 소속 업종도 지난해 남북경협주 랠리를 주도한 건설업 위주에서 농업, 관광업 등으로 확대됐다. 한동안 고전을 면치 못한 통일펀드 수익률도 회복세다.
농업 관광업, 경협주 합류
지난해 ‘4·27 1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경협주는 증시 전체를 뜨겁게 달군 핵심 테마주로 떠올랐다. 이때는 남북경협 활성화 시 인프라 확충에 투입될 가능성이 큰 건설주 등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남북경협주로 묶인 건설주는 올 들어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건설은 200원(0.32%) 오른 6만3500원에 마감했다. 올해 상승률은 16.30%로,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건설업종지수 상승폭(6.46%)을 훨씬 웃돌고 있다.
최근 재개된 남북경협주 랠리엔 건설주에 더해 농업과 관광업종에 속한 종목이 합류했다. 금강산에 골프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가 대표적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아난티는 2만5800원에 마감해 올 들어 37.60% 뛰었다.
아난티의 시가총액은 2조1239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순위가 작년 말 16위에서 12위로 상승했다. 남북경협주로 분류된 농업 종목 경농과 아시아종묘도 올 들어 각각 75.93%, 66.44% 급등했다.
이들이 큰 폭으로 오른 데엔 관광·농업 분야의 인도적 지원이 우선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배경이 됐다. 이혁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과거 제재 완화 사례를 보면 대북제재 완화는 인도적 지원과 여행 관련 분야에서 우선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후 교통인프라 확충이나 개성공단 운영 재개 등으로 협력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복되는 통일펀드
통일펀드 수익률도 상승세를 탔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통일펀드 14개는 올 들어 평균 8.49% 수익을 냈다.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건 KB자산운용의 ‘KB 한반도신성장’ 펀드였다. 연초 이후 11.75% 수익을 기록했다.
‘하이 코리아통일르네상스’(연초 이후 수익률 10.06%) ‘삼성 통일코리아’(7.26%) 등이 뒤를 이었다. 작년 상반기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던 통일펀드는 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증시 조정 과정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통일펀드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은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가 남북경협 관련 중소형주보다 대형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B 한반도신성장 펀드는 지난해 12월 3일 기준 삼성전자(펀드 내 비중 20.29%)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변동성이 큰 남북경협주 특성을 감안할 때 펀드를 남북경협주만으로 채울 수는 없다”며 “대형주로 상당 비중을 채우고 나머지를 통일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종목으로 구성한 펀드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범진/나수지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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