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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노현 "실패서 얻는것 많아…더 많이 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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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전선 연구원들과 '소통 간담회'…"R&D서 창조적 파괴 나서라"

실수는 용납 안돼…품질로 직결
고압 직류케이블 같은 선도기술이 中 제품의 위협 막는 '장벽'될 것

R&D 인력에서도 CEO 나와야



[ 고재연 기자 ] “경영진이 생각하는 연구개발(R&D)이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지난 18일 경기 군포 LS전선 R&D센터. 한 연구원이 명노현 사장에게 ‘돌직구’를 던졌다. 사장과 연구원 80명이 모인 ‘CEO(최고경영자) 톡톡(talk talk) 소통 간담회’ 자리에서다. 명 사장은 ‘실패’와 ‘실수’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고 답했다. “연구원들이 더 많은 ‘창조적 파괴’를 시도했으면 좋겠습니다. 실패에서는 늘 얻는 것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도전해야 합니다. 실수는 얘기가 다릅니다. 실수가 곧 품질로 직결되는 만큼 반복해서는 안 됩니다.”


이날 처음 열린 ‘CEO 톡톡 소통 간담회’는 명 사장이 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직접 기획한 행사다. 회사의 경영철학과 기업 운영 방향을 직원들과 공유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90분간의 간담회(질의 응답)가 끝난 뒤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토론이 이어졌다. 회사의 R&D 목표 및 전략, 조직 운영, 인재 육성 등이 주제였다.

명 사장은 중국 전선 기업들이 값싼 제품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상황에서 R&D가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D 활동이 경쟁사들의 위협으로부터 회사 미래를 보호하는 ‘장벽’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대용량 장거리 송전에 유리한 고압 직류송전케이블(HVDC)을 예로 들었다. LS전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HVDC 케이블 개발·시공 노하우를 갖고 있다. 해외에서도 유럽과 일본의 5개 업체만 보유한 기술이다.

이 회사는 2005년부터 HVDC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내다보고 선도적으로 R&D에 뛰어들었다. 최근 동남아시아 도서 지역의 도시화와 북미·유럽의 신재생 발전 확대에 힘입어 관련 수요는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러시아의 전력망을 잇는 동북아시아 슈퍼 그리드(거대 규모의 전력망) 구축을 위해서도 HVDC 기술은 필수적이다. 명 사장은 “HVDC 기술 개발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장의 변화를 먼저 읽어내고 경쟁사가 하지 못하는 선행 R&D를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특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도 했다. 도서 지역의 도시화가 진행되는 동남아에는 해저케이블을, 신규 전력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에는 배전 케이블 분야에 특화한 제품을 개발해 고객이 요구하기 전에 선도적으로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R&D 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도 약속했다. 명 사장은 “R&D 인력 중에서도 CEO가 나와야 한다”며 “경영자 마인드로 R&D를 하고, 성과가 나오면 당당하게 보상을 요구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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