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50년 맞은 SGI서울보증 김상택 사장
"전세·할부·대출 등 보증규모 연간 230조 세계 3위 도약
글로벌 보증보험의 '삼성'…10년내 세계 최대 기업 될 것
새로운 성장동력은 중국·베트남 등 해외 '파트너십 경영'
내달 온라인사업자보증, 4월 상가권리금보장 보험 출시
전세보증보험 들었으면 '역전세난·깡통전세' 문제 없어
대지급 늘었지만 집주인에 구상권 행사하면 부실 줄어"
[ 서정환 기자 ]
SGI서울보증, 회사 이름만 보면 보증회사란 건 알겠지만 선뜻 안 와닿는 게 사실이다. 최근 ‘역전세난’ ‘깡통전세’가 확산되면서 주목받는 전세금반환보증보험(전세보증보험)을 취급하는 민간 보험사다. 자동차, 스마트폰 등 각종 할부나 입사 때 신원증명, 신용 대출 등에도 이 회사의 보증이 뒤따른다. 대신 보험료를 받는다.
1969년 2월 설립된 SGI서울보증이 창사 50주년을 맞았다.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은 지난 15일 서울 김상옥로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한 ‘창립 50주년 기념인터뷰’에서 “지난해 연간 보증 규모 230조원에 달하는 세계 3위 종합보증회사로 도약했다”며 “10년 내 세계 최대 보증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정책에 발맞춰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며 “다음달 온라인셀러론신용보험, 4월에는 상가권리금보장보험(가칭)을 연이어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확산하고 있는 역전세난과 깡통전세 우려에 대해선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전세금을 돌려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SGI서울보증도 대부분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면 회수가 가능해 보험부실 가능성도 낮다”고 강조했다.
▶19일이면 창사 50주년입니다.
“SGI서울보증은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탄생했습니다. 담보 대신 보증서를 통해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을 보다 자유롭게 한다는 취지에서였습니다. 현재 취급 상품은 78개에 보증 내용은 520여 개에 달합니다. 최근에는 중금리 대출 보증을 위해 사잇돌 대출보증 상품을 출시하는 등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금융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50년간 힘든 시기도 있었을 텐데요.
“물론 실패도 있었습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는 절반이 넘는 55.6%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습니다. 대우자동차 회사채 등 지급보증 부실로 파산 위기에 몰렸을 때입니다. 직장 동료들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극복하면서 성숙한 노사문화를 형성했습니다. 우리 직원의 DNA 속에는 ‘리스크 관리’가 들어 있습니다. 단순 외형 성장보다 중요한 건 내실이란 걸 아픈 경험을 통해 체득한 겁니다.”
▶세계 ‘빅3’ 전업 보증보험사로 성장했습니다.
“SGI서울보증이 지난해 받은 보험료는 1조7000억원입니다. 사상 최대이며 세계 3위입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00억원 줄어든 44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호(好)실적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시스템을 통한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손해율을 낮추고 시장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 결과입니다. 손해율은 회사 전체적으로 50~60%를 유지하고 있습니다(보험사들은 손해율이 낮을수록 이익을 많이 낸다. 자동차보험 손익분기 손해율은 80% 수준이다).”
▶새로운 50주년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SGI서울보증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신비전을 마련했습니다. ‘세계 일류 수준의 솔루션을 제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한다’는 겁니다. 10년 내 세계 최대 보증기관으로 성장하겠습니다.”
▶현재 1위와 어느 정도 차이입니까. 역전이 가능하다고 봅니까.
“세계 1위인 독일의 율러 헤르메스와는 수입보험료가 연간 1조4000억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흔히 세계 1위 제조업 ‘삼성전자’를 빗대 금융에는 ‘삼성이 없다’고 합니다. 은행이나 보험 등 업권은 아니지만 보증 같은 특정 금융 부문에서는 SGI서울보증이 ‘삼성’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세계 최대 보증보험사를 위한 전략은 무엇인가요.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디지털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최적화한 종합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겁니다.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선 ‘파트너십 경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뱅크에 4% 지분을 출자하고 이미 협력 관계에 있습니다. 카카오뱅크와 협약에 따라 60만 건 이상의 신용대출 보증을 제공했습니다.”
▶해외 쪽은 어떻습니까.
“미국 뉴욕, 중국 베이징,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 사무소를 개설했습니다. 2014년 베트남 하노이지점을 세워 ‘한국형 보증보험’ 제도를 수출했습니다. 현재 중국과 베트남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중국 차이나I&G 등과 함께 현지 합작 보증보험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중국 합작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연내 예비인가와 내년 하반기 본인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는 ‘한국형 보증보험’ 영업을 본격화할 겁니다. 이 합작사의 자본금은 1800억원이며 SGI서울보증이 14%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SGI서울보증의 이행보증 경험을 합작법인에 전수하고 일부는 재보험 형태로 인수할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사업계획을 설명해주십시오.
“베트남에서도 현지 손해보험사 지분 5~10% 정도를 인수해 보증보험 영업을 위한 전략적 제휴를 추진할 겁니다. 올해는 세부 전략과 로드맵을 체계화하고 보다 적극적으로 파트너를 찾아 나설 예정입니다. 우리와 중국이 주도해 아시아 보증·신용회사들의 공동체인 ‘아시아 보증협회(가칭)’ 설립을 추진해 해외 파트너십 경영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생산적·포용적 금융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음달 온라인셀러론신용보험, 4월에는 상가권리금보장보험을 연이어 선보일 겁니다. 온라인셀러론신용보험은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한 개인사업자의 자금 유동성을 돕기 위한 보증상품입니다. 4월 16일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출범 전에 상가권리금보장보험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상가임차인이 권리금을 회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손해를 보상하는 상품입니다. 5월께는 대기업이 상생자금을 지원할 때 기존에 협력업체가 보증서를 발급하던 관행을 대기업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전환한 ‘이행선금신용보험’도 출시할 겁니다.”
▶최근 들어 역전세난과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세금보증보험에 가입한 사람은 전세금을 돌려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2016년부터 전세보증보험 가입 규모가 증가하면서 지급 규모도 크게 늘었습니다. 대부분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면 회수가 가능해 보험부실 가능성은 낮습니다. 올 들어 ‘보상 따로’ ‘구상권 행사 따로’였던 보험금 지급과 채권 회수를 한 군데로 묶어 전세자금 대지급과 함께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했습니다.”
▶전세보증보험 요건을 강화할 생각은 없습니까.
“지난해 12월 빌라·오피스텔 등에 대한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부실 확산을 막기 위해 동일 임대인의 전세보증도 2건 이하로 제한했습니다. 시장을 모니터링하면서 전세보증보험 요건 강화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세 실수요자에게 불편이 가지 않는 범위에서입니다.”
▶중·저 신용자를 위한 저축은행 사잇돌대출 보증은 어느 정도 규모입니까.
“작년 말 기준 17만5000여 건 대출 1조7000억원에 보증을 섰습니다. 현재 보험금 청구 추세는 예상손해율 수준입니다. 보험기간 경과가 아직 짧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보증요율을 올릴지 말지를 점검할 겁니다.”
▶신설법인 특별보증은 계속하는 건가요.
“신설법인이 계약 체결 후 계약·선금보증서 등 담보 없이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입니다. 설립 3년 이내 기업에 기업당 5억원 한도 내에서 별도 담보 없이 신용으로 자금을 공급합니다. 지난해 3월부터 11월까지 3만900여 개 신설법인에 1조8500억원의 보증을 공급했습니다. 당분간 보증한도 축소 없이 제도 운영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은…
김상택 사장은 50년 SGI서울보증 역사상 첫 내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다. 2017년 12월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희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대한보증보험(SGI서울보증 전신)에 입사해 30년간 근무했다. 기획부장, 법무실장, 중장기발전전략TF팀장, 기획부문 상무 등 요직을 두루 거친 보증보험 전문가다. 2017년 4월부터 11월까지 일시 대표이사를 지냈다. 최종구 전 사장(현 금융위원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이동하면서 7개월간 대표이사 자리가 공석이어서다. 80학번인 김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72학번)의 경희대 법대 후배다.
김 사장은 합리적이며 소통을 중시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사내 새단장한 대회의실에 ‘다다름(생각이 다 다른 사람이 모여서 뜻을 모으고 합의에 다다른다)’이란 명칭을 달았다. 손해는 자신이 보고 이익은 아랫사람이 얻는다는 뜻의 ‘손상익하(損上益下)’를 경영 철학의 하나로 삼고 있다.
△1961년 경북 경주 출생
△경주고 졸업
△경희대 법학과 졸업
△서울보증보험 입사
△보구상지원부장
△기업채권부장
△법무실장
△기획부장
△강서지역본부장
△기획부문 상무
△경영지원총괄 전무
△일시 대표이사
△대표이사 사장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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