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이 “데이터 규제를 확 풀어 금융분야 데이터 산업을 혁신해야 한다”며 계류 중인 신용정보법의 국회 처리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3일 금융위원회와 국회 정무위원회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회에서 공동 주최한 ‘데이터 기반 금융혁신을 위한 신용정보법 공청회’에서 “데이터 경제를 둘러싼 전 세계적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신용정보법 개정을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유럽연합(EU)과 일본이 일반개인정보보호법(GDPR)을 매개로 세계 최대의 개인정보 안전지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신용정보법을 비롯한 ‘데이터경제 3법’의 개정을 더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2015년에 개인정보 보호법을 개정, ‘익명가공정보’ 개념을 도입하고 독립적인 개인정보 관리감독기구도 설치·운영하고 있다.
김 의원은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혁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신용정보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신용정보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통해 흩어진 신용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금융정보 기반의 전문 신용평가사(CB)를 도입해 금융거래 이력이 부족한 주부·사회초년생 등 금융소외계층의 신용평점 상승을 유도하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규제 완화를 위한 입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보안업체 파수닷컴의 김기태 팀장은 “익명조치와 가명조치를 포함한 비식별 기술에 관한 국제표준이 지난해 11월 제정됐다”며 “한국만 기술적·법적 한계로 데이터 활용이 제한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선 SK텔레콤 부장은 “미래 핵심산업인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량의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인 만큼 신용정보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환 KB금융지주 전무는 “기존 금융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산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 금융사,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법조계, 학계 관계자 250여명이 참여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