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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러지에서] '샤넬'은 되고 '푸조'는 안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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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첫달 5대 등록
회사 측 “내부 업무용…이달 차량 인도 시작”
고급화로 승부수
프랑스 차 인식 개선 등 과제 산적



프랑스 명품 패션브랜드 샤넬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핸드백부터 향수, 부츠, 욕실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마케팅 없이도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우리가 고급차 시장의 '샤넬'"이라며 얼마 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프랑스 고급차 브랜드가 있다. 푸조·시트리엥을 거느린 PSA그룹의 독립 브랜드 DS오토모빌이다.

DS오토모빌은 지난달 가장 먼저 플래그십(최상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DS 7 크로스백(사진)을 공개했다. 2014년 프랑스 파리에서 탄생한 DS는 명품 기술력을 접목해 신차를 선보이는 등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넓혔다. 시트로엥에서 분리된 뒤 독립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브랜드명 'DS'는 명차로 손꼽히는 시트로엥DS에서 따왔다. '여신'이란 뜻의 프랑스어(Déesse)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남다른 정신(Different Spirit)과 독창적인 시리즈(Distinctive Series)의 약어로도 알려져 있다.

푸조와 시트로엥의 공식수입원인 한불모터스는 올 초 내수시장에 DS를 야심차게 선보였다. 하지만 초반 성적표가 좋지 않다. DS 7 크로스백은 아직 소비자에게 인도된 차량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중 국내에 등록된 DS의 DS 7 크로스백은 5대다. '억' 소리 나는 벤틀리(46대), 롤스로이스(20대)와 비교해 봐도 현저하게 낮은 수치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등록한 5대는 렌터카 등 내부 업무용 차량"이라며 "지금 계약을 받고 있으며 소비자 차량 인도는 이번 달부터 진행된다"라고 설명했다.

DS 7 크로스백은 2.0L 디젤(경유)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 출력 177마력, 최대 토크 40.8㎏·m의 성능을 낸다. 전장(길이) 4595㎜로 현대차의 싼타페(4770㎜)보다 175㎜ 짧다. 휠베이스(앞뒤 바퀴 차축 사이 간격)는 2740㎜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5190만~5890만원(개별소비세 인하분 미반영)이다.

한불모터스는 이달 중 DS 7 크로스백을 50여 대 들여온다. 이 차를 포함한 연간 판매 목표는 500대로 잡았다. 다만 판매 전망이 '장밋빛'은 아니다.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 다양화와 판매 네트워크 확보, 프랑스 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개선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회사 측은 공식 출시 행사가 열린 지난달 8일 프랑스의 샤넬, 루이비통 등을 언급하면서 '명품 차'란 것을 거듭 강조했다. 고급화 경쟁으로 내수시장에 안착 하겠다는 전략이다.

고급차 시장은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3사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프랑스 차의 지난해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9%(406대) 밖에 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프랑스 명품백엔 열광해도 유독 차에는 냉정하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미세먼지 배출원 논란까지 뒤집어 쓴 경유 모델만 출시된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이들은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 질감이 강점인 가솔린(휘발유) 차를 선호한다.

DS는 또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성동구 성수동에 각각 1개 매장과 서비스 센터만을 두고 있다. 지역을 확대해 지방에서 차를 팔기까지 오랜 시간에 걸친 투자가 필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는 독일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면서 "이런 시장을 뚫기 위해서 최소 몇 년간은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의 제네시스 조차 힘겨웠던 일을 수입차 업체가 해내기는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라고 덧붙였다.

한불모터스는 연내 DS 매장 3개를 추가로 열고 하반기 중 SUV인 DS 3 크로스백을 선보일 계획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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