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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일본에서 대용량 음료제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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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주요 음료 제조사들이 올 들어 잇따라 대용량 페트병 제품의 가격을 올리고 나섰습니다. 통상 대용량 제품은 크기가 작은 제품에 비해 싼 가격에 공급돼 왔는데요. 유독 대용량 제품만 ‘콕 집어’ 가격인상을 발표하고 나선 것입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주요 청량음료 제조사들이 올 봄부터 대형 페트병음료의 가격인상을 단행하겠다는 발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일본 최대 음료회사인 코카콜라보틀러스재팬이 이달 8일 1.5ℓ 이상 대형 페트병 콜라제품 가격을 4월부터 20엔(약 200원)인상하겠다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기존 320엔에 판매되던 1.5ℓ제품과 340엔에 판매되던 2ℓ제품의 가격이 각각 340엔과 360엔으로 뛴 것입니다. 소비세 인상 등의 영향을 제외하면 일본에서 27년 만에 제품 판매가를 올린 것입니다.

코카콜라의 뒤를 이어 아사히음료, 산토리식품, 기린 등 주요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인상을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업계 2위 산토리식품은 지난 16일 5월 출하 분부터 생수를 포함한 우롱차 등 대형 페트병(1.2~2ℓ)제품의 소매가격을 20엔씩 올리겠다는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아사히음료가 22일 대형 페트병 제품가격을 일괄 20엔 인상한다고 공표했고, 28일에는 기린이 915㎖~2ℓ들이 ‘오후의 홍차’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을 5월부터 20엔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 음료 회사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크기 제품을, 20엔이라는 똑같은 금액만큼 소비자 판매가를 인상한 것입니다.

음료 업체들은 대용량 페트병 제품가격을 올린 이유로 “자체 자구노력만으로는 비용 상승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들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일손 부족 등으로 물류비용이 급상승하면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트럭 운전사의 일손부족이 물류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트럭 운전사를 구하지 못해, 트럭 운전수 임금이 오르다보니 전체적인 물류비용이 껑충 뛰었다는 것입니다. 대형 페트병 제품은 물류비가 더 많이 드는 탓에 우선적으로 가격인상의 대상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미·중 무역마찰로 페트병을 운반하는데 사용하는 골판지 원료인 폐지가 품귀상태를 보인 점도 물류비 상승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일본의 일손 부족 현상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만, 일손부족의 영향이 대형 청량음료 가격 인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상호간에 복잡하게 얽혀 다차원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현대 경제의 특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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