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금융소비자의 금융지식·행위·태도 수준을 나타내는 금융이해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이해력이란 금융 생활을 하는데 필요한 금융지식과 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천에 옮기는 의식수준을 뜻한다.
28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8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8~9월 두 달간 만 18~79세 성인 2400명을 대상으로 금융이해력 조사를 진행한 결과, 평균 점수는 62.2점을 기록했다. 이는 OECD 평균(2015년 64.9점)보다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 금융이해력 수준은 금융지식 65.7점, 금융행위 59.9점, 금융태도 61.3점을 기록해 모두 OECD 평균(금융지식 6.1점·금융행위 61.3점·금융태도65.6점)보다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지식보다 행위와 태도 부문이 더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OECD 산하 경제·금융 교육에 관한 국제 협력기구(INFE)가 정한 금융이해력 부문별 최소 목표 점수 대비 달성 비중을 보면 금융지식이 58.3%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금융행위와 금융태도는 각각 47.2%, 43.3%로 낮았다.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수준별로 월소득 250만원(연 3000만원) 미만 응답자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58.0점으로 월소득 420만원(연 5000만원) 이상 응답자 65.6점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가 64.9점으로 가장 높았다. 18~29세(이하 20대로 통칭)를 제외하면 연령이 높을수록 금융이해력 점수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70대의 점수는 54.2점으로 떨어졌다. 청년층은 금융행위 및 태도 부문이 취약했다. 20대의 금융행위 및 금융태도는 각각 58.4점, 57.7점으로 전체 평균(59.9점·61.3점)을 밑돌았다.
성별 기준 금융이해력 점수는 남성 응답자가 62.3점, 여성 응답자가 62.1점으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남성은 금융지식 점수가 67.1점으로 여성(64.3점)보다 앞섰고, 여성은 금융태도, 금융행위 점수가 높았다.
설문에 따르면 한국 성인들 대다수가 자신의 돈을 직접 관리(응답자의 85.7%)하고 있다고 답했다. 가계의 경우 단독 또는 가족구성원과 공동으로 금전관리(93.0%)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등록금 납부, 자동차 구입 등 재무목표를 가지고 저축하는 성인의 비중은 39.3%에 불과했다. 노후·은퇴대비 재무계획에 대해서는 성인 중 '자신 없다'고 답한 응답자가 31.1%로 '자신 있다'(16.3%)는 응답자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과 금감원은 금융이해력 수준을 측정해 경제·금융교육방향 수립 및 OECD 국가간 비교 등에 활용하기 위해 2년마다 성인을 대상으로 전국민 금융이해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성적은 2016년 당시 기록한 66.2점보다는 낮아진 수치다. 당시에는 OECD 회원국 평균(64.9점)을 소폭 웃돈 바 있다.
한은은 이에 대해 "2015년 조사표를 크게 개선해 2018년 3월 발표한 조사표를 사용했고, 조사 표본수도 1820개에서 2400개로 개편돼 2018년 조사결과와 2016년 조사결과의 직접 비교는 곤란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이 전반적으로 OECD 평균(2015년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앞으로 경제·금융교육을 보다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