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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 칼럼] 100세시대 노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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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 고두현 기자 ] “내년에 ‘지공거사(地空居士·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노인)’가 됩니다. 몸도 마음도 팔팔한데 경로 대우를 받는다니 몸에 안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에요.”

65세가 되면 지하철 무료 이용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복지 혜택을 받는다. 기초연금부터 노인돌봄서비스, 독거노인·중증장애인응급안전알람, 장기요양급여 등 항목이 다양하다. 임플란트와 틀니 등 의료 혜택에 국립박물관·도서관 등 문화 시설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해마다 65세에 이르는 인구 40여만 명이 이런 혜택을 누린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4%인 726만 명이나 된다. 1980년 65세 이상 인구(145만 명)에 비해 다섯 배나 늘었다. 2025년에는 국민 5명 중 1명 이상이 노인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반면 신생아 수는 갈수록 줄고 있다. 지난해 32만5000명에 그쳤다. 이대로 가면 경제활동인구가 그만큼 줄고 국가의 재정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보건복지부 장관이 노인 기준 연령을 만 65세에서 만 70세로 올리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노인 기준 연령을 65세로 잡는 시각은 1981년 노인복지법 제정 당시의 기대수명 66.1세를 감안한 것이다. 40년 가까이 지난 올해 기대수명은 82.6세다. 노인 기준 연령을 5세 정도 높이면 정년퇴직 시점이 늦춰져 근로소득이 안정되고 연금재정에 여유가 생긴다.

전문가들은 “중장년층이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밀려나 공공 아르바이트나 일용직으로 전전하는 것은 호봉제 때문”이라며 “성과주의 임금체계가 도입돼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퇴직자인 60~64세와 65~69세 고용률은 각각 60.6%, 45.5%에 이르지만 대부분 단순 노동이어서 벌이가 시원찮다. 이들 중 60%는 “경제적 빈곤에서 벗어나려 생활비를 보탠다”고 답했다.

일본에서는 2013년에 정년을 65세로 늘린 데 이어 지금은 7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공적연금 지급 개시 연령(65세)을 본인 희망 시 70세 이후로 늦추는 대신 더 받게 하는 제도 개편도 추진 중이다. 우리보다 고령사회를 먼저 경험한 일본의 정년과 노인 기준 상향을 벤치마킹할 만하다.

노년 기준 공론화 과정에서도 경험 많은 노인들 의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혜로운 노인들이야말로 시대 변화를 능동적으로 받아들일 줄 알기 때문이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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