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추진 롯데카드…이용자 빅데이터는 포기 못해"
지분 70% 매각 방안 검토
가격 1조 이하…인수부담 줄어
롯데와 마케팅 등 연계도 장점
[ 이동훈/이지훈 기자 ] ▶마켓인사이트 1월24일 오후 3시30분
롯데그룹이 롯데카드 지분(98.3%) 중 30%가량을 매각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경영권 매각 이후에도 롯데 유통계열사와 다양한 협력을 이어가기 위해서다. 인수후보들도 롯데카드가 롯데그룹과의 연을 완전히 끊지 않는 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인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과 매각주관사인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롯데카드 지분 98.3% 전체를 매각하는 방안 외에 30%가량은 남기고 70% 정도만 파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사를 인수후보들에게 전달했다.
롯데그룹은 두 시나리오별로 접수된 각 제안서를 비교한 뒤 가장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인수후보를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캐피탈·손해보험 등 금융계열사 매각 계획을 발표하기 직전까지 롯데카드를 매각 대상에 포함할지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 온라인, 오프라인, 모바일 등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는 옴니채널 사업에 롯데카드의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의 온라인 쇼핑 전략인 옴니채널은 지난해 롯데하이마트에 처음 도입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옴니채널이 최종 결제 수단을 가진 롯데카드와 결합할 경우 미래형 유통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쇼핑, 세븐일레븐, 롯데푸드 등에서 사용되고 있어 엄청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한 옴니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롯데그룹은 가능하면 롯데카드 지분 30%가량은 그대로 남겨두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수후보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롯데그룹의 지분이 남게 되면 인수 후 고객이탈이 줄고 무엇보다 자금 부담도 줄어든다. 롯데카드 지분 98.3%에 대한 예상 매각금액은 1조20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30%가량의 지분을 남길 경우 거래금액은 1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한 국내 금융지주사는 조단위 투자금액이 부담스러워 롯데카드 인수를 초기 단계에서 접었다”며 “인수 부담이 줄어들면 금융지주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예비입찰을 오는 30일 치르기로 했다. 롯데캐피탈의 예비입찰은 다음달 둘째주로 예정돼 있다.
롯데 금융계열사 인수를 위해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는 자문사 선정을 완료했다. KB금융지주와 BNK금융지주 등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리는 등 조만간 자문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화그룹과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도 자문사 선정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훈/이지훈 기자 leedh@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