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이씨! @#$%^"
예쁜 아이의 입에서 '욕'이 나올 때 당혹스러운 기분을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아이들은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에 미숙하다. 그래서 표현 또한 과하게 나오기도 한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은 만 3세경부터 주변의 환경과 언행을 보고 따라 한다. 또 유튜브 등과 같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서도 다양한 표현을 배운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욕쟁이' 딸을 둔 엄마의 사연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40대 여성 A씨는 8살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부쩍 욕이 늘었다며 하소연을 했다. 그는 "보통 남자애들이 욕을 많이 하고 여자애들은 그렇지 않다는데, 우리 애는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남편과 혼도 내면서 교육 중"이라고 말했다.
어느 날 마트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장을 보고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딸이 초콜릿을 사달라고 떼를 쓰며 'XX'이라고 소리를 지른 것.
엘리베이터에 함께 탑승한 아주머니는 "얘, 그런 말 쓰면 혼나"라고 핀잔을 줬다고 한다.
A씨는 순간 기분이 나빠져서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했고, 아주머니는 "애 교육 좀 잘 시키는 것이 좋겠다"라고 또 한마디를 더했다.
이러면서 A씨와 아주머니간의 말싸움이 시작됐다. 아주머니는 "애 엄마, 아빠가 집에서 욕하는 거 아니냐"면서 "애가 뭘 듣길래 이렇게 욕을 해대냐"라고 지적을 받자 기분이 나쁘면서도 뜨끔했다.
평소 가벼운 욕을 서로 주고받았던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의 딸을 혼내는 건 개념없는 행동으로 여겨졌던 A씨는 "딸이 욕 한 게 잘 한 건 아니지만 아주머니한테 욕한 것도 아닌데 부모 앞에서 이렇게 혼내는 건 아니죠"라고 맞받아쳤다.
이같은 사연에 네티즌들은 "아이가 학교에서 배운 게 아니라 부모 보고 배운 것이 맞다", "이래서 가정교육이 정말 중요한 것이다", "그 부모에 그 자식", "글쓴이는 위로 받으려고 글 쓴 모양인데 공감하기 어렵다", "그 아이가 잘못하는 걸 보고 부모가 바로잡지 못하니 아주머니가 잘 한 것 같다", "솔직히 남의 집 아이들 혼 내 봐야 좋은 말 들을 일 없는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동철 심리케어 연구소는 "아이가 갑자기 욕을 할 땐 격앙된 마음으로 아이를 혼내는 것에만 급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아이가 평소에 표현하고 싶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 특히 아이는 부모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따라하기 마련이기에 부모는 욕을 자제하고 올바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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