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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과 협업…AI가 문제 골라주고, 게임하듯 코딩학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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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신 이끄는 에듀테크 기업
(4) '오픈 이노베이션' 선도하는 천재교육

업계 첫 에듀테크센터 설립
스타트업에서 새 아이디어 얻고 방대한 교육 데이터 제공 '윈윈'
7곳 입주…30곳과 협업 중

종이책 출판사서 디지털로 전환
40여년 전 '해법수학'으로 출발
디지털 교과서·VR콘텐츠 개발 등 변화 선도하는 '데이터 공룡' 목표



[ 구은서 기자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의 취약점을 진단하고 맞춤형 수학문제를 처방하는 ‘닥터매쓰(Dr.Math)’. 코딩을 게임처럼 즐기면서 학습하도록 한 온라인 코딩교육 프로그램 ‘코드모스(CODMOS)’. 빅데이터를 활용해 영유아에게 심리검사를 제공하는 ‘위캐닝’. 최근 교육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들 서비스의 공통점은 뭘까. 바로 교육기업 천재교육의 에듀테크센터와 협업 중인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개발했다는 점이다. 에듀테크란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기술로 교육을 혁신하려는 서비스 및 기업을 말한다.

38살 교육계 ‘맏형’…스타트업 육성 나서

1981년 출발한 교육기업 천재교육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에듀테크 기업으로 변신 중이다. 오픈 이노베이션은 헨리 체스브로 버클리대 교수가 2003년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수혈하고, 거꾸로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걸 말한다.

대표적인 시도가 에듀테크센터다. 천재교육은 2015년 업계 최초로 에듀테크 스타트업 창업보육센터인 에듀테크센터를 설립했다. 초기단계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필요한 공간, 데이터, 전문인력, 초기비용 등을 지원한다. 지난해 가을에는 일부 스타트업과 중국 및 베트남을 찾아 현지 벤처캐피털, 교육기업과 교류하는 시간도 보냈다.

현재 7개 스타트업이 센터에 입주해 있다. 에듀테크센터 ‘졸업생’이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스타트업 등 직·간접적 협업 관계를 맺은 스타트업은 30여 개다.

에듀테크센터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없었던 건 아니다. 스타트업 육성은 단기간에 결과물을 거둬들이기 힘든 사업이어서다. 이 같은 우려에 이정환 천재교육 IT본부장 겸 에듀테크센터장은 “에듀테크센터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사회공헌보다는 ‘윈윈’ 성격”이라고 말한다. 천재교육이 40여 년간 축적해온 방대한 교육 자료는 초기단계 스타트업이 접근하기 힘든 훌륭한 자양분이다.

반대로 스타트업의 새로운 아이디어는 학령인구 감소, 온라인 교육 확대 등 대내외 도전에 맞닥뜨린 천재교육의 활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15일 정식 론칭한 AI 기반 수학학습 서비스 ‘닥터매쓰’ 역시 천재교육이 보유하고 있는 수십만 개의 수학 문제와 스타트업 클래스큐브의 검색 엔진이 시너지를 낸 사례다. 이 본부장은 “AI를 움직이게 하는 ‘먹이’는 빅데이터”라며 “방대한 문제은행을 토대로 정교한 진단과 맞춤형 문제 처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종이책 출판사 넘어 데이터 공룡”

‘천재교과서’ ‘해법수학’ 등으로 쌓아온 인지도 때문에 천재교육을 ‘교육전문 종이책 출판사’로 생각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천재교육은 에듀테크센터 외에도 디지털 교과서, 교육용 가상현실(VR) 콘텐츠 개발 등 다양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천재교육은 지난해 초등학교 3·4학년 영어과목, 중학교 1학년 사회·과학·영어과목 등 디지털 교과서 12종을 제작해 공급했다. 디지털교과서는 온라인으로 콘텐츠를 내려받아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의 기기로 볼 수 있는 교과서다. 올해는 초등학교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과학·영어과목 디지털 교과서도 공급할 예정이다. 2020년에는 중학교 3학년 과학·영어를 공급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디지털 교과서에 활용할 VR 콘텐츠 개발도 한창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 사업으로 천재교육은 올해 말까지 약 30억원을 투자해 100여 가지의 VR, 증강현실(AR)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예컨대 과학시간에 우주에 대해 배울 때는 교실에 앉아 VR 은하계를 바라보며 행성 간 거리, 각 행성의 특징 등을 익히는 식이다. 이 본부장은 “머지않아 교실에서 공룡이 뛰어다니는 수업이 이뤄질 것”이라며 “이 같은 변화를 선도하려면 천재교육은 ‘교육 데이터 공룡’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천재교육은 2011년 ‘T셀파’ 서비스를 시작해 일찌감치 교육 데이터 축적과 공교육 혁신 기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T셀파는 교사들이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교수학습자료를 모아놓은 아카이브 서비스다. 초·중·고교 교사 17만 명 이상이 이용 중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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