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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시간씩 맹훈련…음악영재들 '하모니' 겨울 추위 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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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재단 후원 '온드림 앙상블' 연습캠프 가보니…

포천서 나흘간 교수 멘토링에 클래식 전공 장학생 43명 참가
쌓아온 실력 점검하며 구슬땀

다음달 예술의전당서 연주회
'지휘자 없는 앙상블' 무대 꾸며 기업 사회공헌 모범 사례로



[ 은정진 기자 ]
“지영아, 지휘자가 없으니까 연주자끼리 잘 보면서 해야지. 그리고 다들 템포가 늘어지고 있어. 약간 더 가볍고 경쾌하게 가 보자.”

김현미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는 지난 14일 중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모인 ‘온드림 앙상블’ 바이올린 파트 17명에게 연신 “가볍게 연주하라”고 주문했다. 이날 경기 포천 아도니스 아트힐에서 처음 만난 학생들은 김 교수의 코치대로 각자의 바이올린 음색과 연주 분위기를 맞춰가기 시작했다. 성악 연습실에선 성악 전공 장학생들이 복도 끝까지 울리는 우렁찬 성량을 뽐내며 연습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음악영재로 구성된 청소년관현악단 ‘온드림 앙상블’은 다음달 13일 정기연주회(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를 앞두고 이날부터 3박4일간 연습캠프에 들어갔다. 차세대 비르투오소(명연주자)를 꿈꾸는 단원들의 열기는 차가운 바깥 날씨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피아노, 목관, 금관, 성악 등 분야별 예술인재 43명은 각 파트 지도교수와 그동안 쌓아온 실력을 점검하고 연주회 연습을 이어갔다.

사회공헌 모범 정착한 ‘온드림’

2014년 창단된 ‘온드림 앙상블’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이 후원하는 클래식 전공 장학생 56명으로 구성돼 있다. 5년밖에 안 된 프로그램이지만 음악인재를 양성하는 기업 사회공헌 활동의 모범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년 신규 장학생을 교체해 더 많은 음악영재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특징이다.

이 앙상블이 주목받는 것은 예술분야 인재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음악가들에게 가장 중요한 ‘연주무대’를 마련해주고 있어서다. 정몽구 재단 관계자는 “단원들이 큰 무대에 설 기회를 늘리기 위해 1년에 한 차례 열어온 정기연주회를 11월께 한 번 더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전국 의료기관, 군부대 등을 방문해 연주하는 나눔연주회까지 앙상블 단원들은 다양한 무대를 경험한다.

다음달 온드림 앙상블의 여섯 번째 정기연주회에선 하이든, 모차르트, 라흐마니노프, 드보르자크 등 다양한 음악가의 곡을 피아노, 현악, 관악, 성악 등 파트별 앙상블로 들려준다. 이를 위해 단원들은 연습캠프에서 개인 레슨부터 개별 연습, 앙상블 연습, 무대 연습, 파트별 미니 음악회 등 하루 10시간이 넘는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도선생님을 바라보는 장학생들의 눈빛은 ‘한마디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또렷했다. 한예종 1학년으로 피아노를 전공하는 선율군(19)은 “개인적으로 얻기 어려운 다양한 연주 무대와 배움의 기회가 주어져 매우 의미 있다”고 말했다. 예원학교 3년생인 송예지 양(16)도 “좋은 교수님의 지도로 바이올린을 연습하고 완성도 높은 연주력으로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경험”이라고 말했다.

앙상블 하모니 통해 배려 익혀

‘지휘자 없는 앙상블’로 처음부터 구성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대신 메조소프라노 윤현주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바이올리니스트 김현미 교수, 첼리스트 주연선 중앙대 음대 교수, 피아니스트 손민수 한예종 교수, 플루티스트 이예린 한예종 교수, 트럼페터 성재창 충남대 교수 등 내로라하는 음악가들이 장학생을 지도하고 정기연주회 무대에서 함께 연주한다. 온드림 앙상블 관계자는 “평소 솔리스트 연주 준비에 치중하던 학생들이 지휘자 없는 앙상블 활동을 통해 다른 악기를 이해하고 하모니를 맞춰가는 경험을 쌓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오규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꿈을 향해 노력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열정있는 무대로 많은 분에게 감동을 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한국 예술계를 이끌어갈 미래 인재들이 자신의 꿈을 마음껏 펼쳐나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천=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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