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도로에서 분신을 시도한 택시기사 임모(64) 씨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임씨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이날 오전 5시 50분 사망했다.
전날 오후 6시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 앞 도로에서 임씨가 운전하는 택시에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임씨는 전신에 2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고, 응급수술을 받은 뒤 중환자실에 있었지만, 끝내 숨졌다.
구조 당시 의식이 있던 임씨는 소방대원에게 스스로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택시에서 유류 용기가 발견된 점 등을 이유로 임씨가 스스로 분신을 기도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임씨가 남긴 4장짜리 유서에는 '택시기사가 너무 힘들다', '불법 카카오 카풀 도입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또 먼저 떠나 미안하다며 아내에게 보내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 사망은 지난달 여의도에서 분신으로 숨진 택시기사가 나온 뒤 두번째 사례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택시기사 최모(57) 씨가 카카오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한다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최씨는 주변에 있던 경찰과 구조대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