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501.24

  • 20.61
  • 0.83%
코스닥

677.01

  • 3.66
  • 0.54%
1/3

19년만에 총파업 돌입한 KB국민은행 노조…고객 불편 빚어

관련종목

2024-11-23 06:13
    페이스북 노출 0

    핀(구독)!


    글자 크기 설정

    번역-

    G언어 선택

    • 한국어
    • 영어
    • 일본어
    • 중국어(간체)
    • 중국어(번체)
    • 베트남어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19년 만에 총파업을 실시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이날 새벽까지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으나 임금피크제와 페이밴드(호봉상한제) 등에 이견을 보이며 결국 합의에 이르는 데는 실패했다. 전 영업점이 문을 열었으나 일부 영업점에서는 업무 차질이 빚어져 고객들의 불만이 나왔다.

    ◆국민은행 노조, 19년 만에 총파업 돌입…임금피크제·페이밴드 이견

    국민은행 노조는 이날 오전 9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열며 공식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선포식에는 주최측 집계 기준으로 조합원 9500명, 회사 측 집계로는 5171명(무단 결근자 제외)이 모였다. 이번 파업은 2000년 12월 주택·국민은행 합병 반대 파업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노사 간 주요 쟁점은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페이밴드(호봉상한제)·성과급 등이었다. 양측은 성과급과 임금인상폭 등에 대해서는 일정 수준의 접점을 찾았으나 임금피크제, 페이밴드 등에 대해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끝내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임금피크제의 경우 노조는 산별 협상에 따라 진입 시기를 1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직급별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통일하면서 팀원 이하의 경우에는 6개월 연장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전날 발표한 담화문에서 "국민은행의 임금피크 대상 직원수는 경쟁은행보다 월등히 높다"며 "임금피크제의 합리적 개선은 국민은행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향후 원활한 교섭을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사후조정을 신청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은 주요 안건에 별다른 입장 변화 없이 본인들의 입장을 강요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종료된 중노위 조정 절차에 이어 사후 조정 신청 방안도 검토 중이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은행 노조는 1차 총파업을 오후 3시 기점으로 마무리지었다. 노조는 이날 경고성 파업 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설에도 집단휴가를 계획 중이다. 3차 총파업은 2월 26∼28일, 4차 총파업은 3월 21∼22일, 5차 총파업은 3월 27∼29일로 예정됐다.

    ◆국민은행 전 영업점 문 열어…일부지점 '개점 휴업'에 고객 불만

    국민은행은 이날 전 점포의 문을 열었지만 일부 영업점에서 업무 차질이 빚어졌다. 411곳의 거점 점포에서만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강남역과 명동 인근 주요 국민은행 영업점은 한산한 분위기였다. 오전에는 내점 고객이 많지 않았고, 영업창구에서는 파업에 참여한 직원들의 빈자리가 간간히 눈에 띄었다.

    강남대로 지점 관계자는 "노조 파업 소식이 전해져 평소보다 내방 고객이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업지구를 벗어난 지역의 일부 지점들은 파업 참여 인원 때문에 정상적인 영업을 못하고 있었다.

    강남권에서도 매봉역지점 등 일부지점을 방문해 대출 상담을 받으려던 고객은 헛걸음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봉역지점은 대출업무를 처리하는 1층은 아예 폐쇄하고, 입출금 업무를 하는 2층만 문을 열었다. 아시아선수촌 지점, 천호점 등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로 알려졌다.

    한 지점 관계자는 "파업 참여는 직원 자율로 하는 것이다 보니 지점별로 직원들이 출근한 상황이 다르다"며 "고객들에게 인근 거점 지역으로 갈 것을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고객들은 국민은행 노조에 대해 고객 불편을 담보로 무리한 파업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1인 평균 급여액은 9100만원이다.

    국민은행 강남타운 영업점을 찾은 김모씨(61세)는 "은행원들보다 돈 못 버는 사람이 많은데 평균 연봉이 1억원에 달하면서 파업이라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거점점포 안내와 함께 이날 영업시간 중 발생하는 금융거래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은행거래수수료 중 타행송금수수료 등 자동화기기 이용 수수료, 창구 거래에서 발생하는 제증명서발급수수료와 제사고신고수수료 등 수신 및 여신 관련 수수료, 외화수표 매입 등 외환 관련 수수료가 면제된다. 가계·기업여신의 기한연장과 대출원리금 납부 등 이번 파업으로 인해 당일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않은 업무는 연체 이자 없이 처리해 고객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거점점포, 인터넷·모바일 뱅킹, 자동화기기의 정상운영을 통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국민은행 파업에 위기대응체계 가동

    금융당국은 KB국민은행 노조 파업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방지 등을 위해 위기상황 대응 시스템을 가동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김용범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위 및 금융감독원 관계자들이 참석한 KB국민은행 파업 관련 '확대 위기관리협의회'를 개최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이날 국민은행 파업에 대비해 운영하던 위기상황대응반을 위기관리협의회로 격상하고, 기존 비상대응계획을 점검했다. 협의회는 국민은행 노조 파업 진행 현황과 고객불편 상황 등을 모니터링했다.

    김 부위원장은 "은행은 국민경제의 핵심 인프라"라며 "파업은 은행의 신뢰와 평판 훼손 뿐 아니라 국가적 손실도 큰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금융위 및 금감원 위기대응반은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오정민/김은지/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 염색되는 샴푸, 대나무수 화장품 뜬다

    실시간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