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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 찍으면 쓸어담는 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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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02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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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 근접" 대형株 매수 몰려
    코스피, 1.34% 오른 2037.10

    "美 금리인상 일시중단 가능성"
    파월 발언에 투자심리 개선 효과

    외국인, 삼성전자 등 IT株 '쇼핑'
    기관은 SKT·현대車·롯데케미칼
    낙폭과대株 중심 눈여겨봐야



    [ 최만수,오형주 기자 ] 외국인투자자와 자산운용사들이 낙폭 과대주를 쓸어담고 있다. 지난 3일 코스피지수가 일시적이나마 2000 아래로 떨어지자 바닥에 근접했다고 판단, 그동안 주가가 많이 하락한 대형 정보기술(IT)주와 자동차, 철강, 화장품주 등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잠정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삼성전자에도 7일 외국인 매수가 몰렸다.


    외국인, 삼성전자 저가 매수

    이날 코스피지수는 26.85포인트(1.34%) 오른 2037.10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560억원, 기관이 1634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투자자는 204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1300원(3.47%) 오른 3만8750원에 장을 마쳤고, 삼성SDI(7.96%), 삼성전기(3.80%), LG전자(3.22%) 등 대형 IT주가 오랜만에 동반 급등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작년 하반기 내내 ‘팔자’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11월부터 관망세를 보이다가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까지 5133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가 2000선 근처에서 강한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며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금리인상 일시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수세는 삼성전자에 집중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 이후 삼성전자를 333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체 순매수 금액의 65%가 삼성전자에 집중된 셈이다. 삼성전자의 실적전망은 여전히 어둡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최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6.1배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8일 작년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3조5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올해 1~2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다만 삼성전자 실적 부진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만큼 글로벌 펀드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가 당분간 횡보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외에 한국전력, SK하이닉스, 아모레퍼시픽 등 그동안 낙폭이 컸던 종목을 주로 사들이고 있다.

    운용사들은 車·통신 주목

    자산운용사도 외국인과 비슷한 시점부터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섰다. 지난달 24일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공모펀드 운용사는 2514억원, 사모펀드 운용사는 907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운용사들은 SK텔레콤(260억원 순매수), 현대자동차(231억원), 현대모비스(169억원), 롯데케미칼(166억원), 네이버(155억원) 등 그동안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졌거나 배당성향이 높은 종목 위주로 매수했다. 김태홍 그로쓰힐자산운용 대표는 “배당주와 함께 글로벌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통신, 게임, 엔터테인먼트주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말했다.

    KODEX 200(475억원), KODEX 코스닥150(404억원) 등 상장지수펀드(ETF)의 매수 규모가 큰 점도 눈에 띈다. 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한 것은 맞지만 어떤 업종, 어떤 종목이 오를지에 대해서는 펀드매니저들도 확신이 없기 때문에 지수 관련 ETF에 돈이 몰리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기관의 낙폭과대주 쇼핑 움직임에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처럼 상장사 실적전망치가 갈수록 낮아지는 국면에서 기관은 과감히 새로운 종목을 매수하기보다 기존에 보유지분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한 소위 ‘물려있는 종목’을 매수하며 수익률 관리에 주력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1분기 실적이 가시화되기 전인 2월까지는 업종 내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종목이 기관의 우선 매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최만수/오형주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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