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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동 주택 공시價 5.5억→9.7억…연남동 주택 10.9억→32.3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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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가격 급등 '후폭풍'
(1) 5억 이상 단독주택 '보유세 폭탄'

서울 中價 단독·다가구주택 공시가격 급등

단독주택 매매가격 작년 6.2% 올랐는데
5억대 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33% 치솟아
"다가구주택 보유자·은퇴자 稅부담 우려"



[ 양길성/구민기/이주현 기자 ]
올해 표준 단독(다가구)주택 공시예정가격의 가장 큰 특징은 고가 못지않게 중가 주택도 크게 오른다는 점이다. 공시가격 5억원대(지난해 기준) 주택을 기점으로 상승률이 급등한다. 공시가격 5억원 미만 주택은 평균 13% 증가하지만 5억원대는 33%로 치솟는다. 상승률은 공시가격이 높을수록 더 커지는 양상을 보인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서울 외곽의 낙후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보유세 폭탄이 떨어진다”며 “전세보증금에 의존해 집을 소유 중인 다가구주택 보유자와 현금소득이 부족한 은퇴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5억원대 주택도 최고 2배 급등

한국경제신문이 서울 시내 부촌, 중산층 거주지역, 저소득층 거주지역 중에서 10곳(1216가구)을 골라 올해 단독주택 공시예정가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연남동 공시예정가격이 70% 급등해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공항철도 개통, 경의선 철길 공원화 등으로 상권이 급격히 성장 중인 곳이다. 연남동에서는 2~3배 오른 주택이 흔하다. 전체 70가구 중 32가구가 90% 넘게 폭등했다. 연남동 2층 주택(대지면적 387㎡)은 10억9000만원에서 32억3000만원으로 세 배가량 뛰며 조사대상 주택 중 가장 많이 상승했다. 연남동 K공인 관계자는 “경의선 숲길공원 뒷골목 주변 단독주택 시세는 3.3㎡(평)당 3500만~4000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500만~600만원 올랐다”며 “일부 주택 공시가격이 호가의 90% 수준에 육박해 집주인들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대기업 총수, 연예인 등이 많이 거주하는 삼성동(48%), 한남동(41%) 등의 상승률도 컸다. 이어 방배동(38%), 이태원동(27%), 개포동(24%), 망원동(20%) 순이었다. 서민 주택이 모여 있는 쌍문동, 장위동, 홍제동 등은 평균 8~10% 올랐다.

5억원대 주택 중에서도 올해 공시가격 상승률이 70~80%에 달하는 곳이 나왔다. 마포구 망원동 2층 주택(190㎡)은 작년 5억5500만원에서 올해 9억7000만원으로 75% 오른다. 서초구 방배동 주택(161㎡)은 5억8300만원에서 9억9200만원으로 급등한다.

10억원 이상부터는 공시가격이 평균 50% 안팎 오른다. 10억원 이상~20억원 미만 50%, 20억원 이상~30억원 미만 47%, 30억원 이상 49% 등이다. 삼성동 3층 다가구주택(245㎡)은 14억7000만원에서 29억원으로 두 배가량 오른다. 한남동에서는 169억원이던 주택(1758㎡)이 270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상승한다. 지난해 공시가 50억원이 넘는 주택들은 올 들어 예외없이 수십억원씩 공시가격이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집 마련이 죄?”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 시내에 집다운 집을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 보유세 폭탄을 맞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서울 평균 주택공시가격(4억3896만원)을 웃도는 5억원대 중가 주택부터 공시가격이 급격히 올랐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30년간 성실하게 살면서 겨우 내 집 한 칸 장만한 이들까지 보유세 인상 타깃으로 삼은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보유세를 이처럼 올리려면 거래세를 대폭 낮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을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올리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회 동의 없이 정부가 매년 임의로 공시가격을 평가해 세금을 부과하는 방식은 해외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매년 세금 정책이 바뀌면 납부자는 혼란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감정평가사는 “특정 금액대 이상만 주택가격을 급하게 올리면 공시가격 산정의 신뢰성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상폭이 집값 상승분을 크게 웃도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단독주택 매매가격은 지난 한 해 동안 6.22% 올랐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13.56%)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게다가 단독주택은 아파트보다 거래도 드물어 시장가격도 명확하지 않은 편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시가격을 급하게 올리면 조세저항은 물론 조세전가 현상까지 나타나 임대료가 상승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공시가격이 주택 유형·지역별로 들쑥날쑥한 점도 케케묵은 문제다. 공시가격 2억~3억원대 이태원동 주택 2곳은 서로 붙어 있지만 공시가격 상승률이 44%와 8%로 달랐다.

양길성/구민기/이주현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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