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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의원 "文 대통령, 靑 비서실 축소하고 인(人)의 장막부터 걷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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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5선·사진)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가 구중궁궐이 된 것은 ‘인(人)의 장막’ 때문”이라며 “비서실을 대폭 축소하고 대통령은 종합청사에서 근무하면서 장관을 비서같이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광화문 대통령 집무실’을 지키지 못하게 되자 “경호문제는 경호대상인 대통령만 결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대통령) 집무실만 종합청사로 옮기고 (대통령 헬기가 이착륙하는) 헬기장은 지금 (청와대 시설)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저는 적당한 곳으로 이전하고 기존 관저는 외국 국빈 방문 시 영빈관으로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김영삼 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냈고, 이명박 정부에서 집권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의 사무총장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을 지냈다. 이 같은 경력 탓에 보수정권 집권기에 청와대의 행정 방식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의원은 “문제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청와대 비서들이 모든 일을 좌지우지한다고 한다”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모두 비서들이 나서서 콩놔라 팥놔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정 의원 페이스북 글 전문.

문재인 대통령님.

대통령께서 '광화문시대를 열겠다'고 하신 것은 단순히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것만은 아니잖습니까.

구중궁궐에서 나와 국민과 함께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청와대가 구중궁궐이 된 것은 인의 장막 때문입니다.

장관이 대통령께 보고하려면 비서실을 거쳐야 되고 비서실은 하명인듯 각 부처에 지시를 내립니다.

결국 청와대 뜻대로 할텐데 괜한 일로 구설에 오르고 다음 정권에 미운털이 박힐 이유가 없는 겁니다.

결국 공무원은 복지부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일반 국민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이벤트에 들러리로 동원된 사람들이 ‘대통령과 소통했다’ 고 하겠습니까.

우선 비서실을 대폭 축소하시고 대통령께서 종합청사에서 집무하시면서 장관을 비서같이 활용하시면 됩니다.

대통령제를 하는 미국에서는 장관을 secretary라고 하지 않습니까. 비서를 두고, 비서를 부리는, 비서를 또 두니 일이 제대로 되겠습니까.

역대 정부가 모두 같았는데 박근혜정부는 그 비서들을 문고리 3인방을 통해 부렸으니 정상이었겠습니까.

그런데 문제인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청와대 비서들이 모든 일을 좌지우지한다고 합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모두 비서들이 나서서 콩놔라 팥놔라 합니다.

오죽하면 모 진보학자가 문재인정부는 청와대정부라고 했겠습니까.

광화문시대를 여는데 헬기장,영빈관,관저가 문제라고요.

집무실만 종합청사로 옮기고 헬기장은 지금 그대로 사용하면 됩니다.

영빈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관저는 적당한 곳으로 이전하고 기존의 관저는 외국 국빈 방문시 영빈관으로 쓸 수 있습니다.

출퇴근하는 대통령을 원하지 않으셨습니까. 평사시는 시민에게 개방하다가 사용시만 일시 통제하면 됩니다.

늘 경호가 문제라고 합니다만 김정은위원장과 백두산도 함께 오르지 않으셨습니까. 핑계일 뿐입니다.

일단 경호 담당자들은 1%라도 문제가 있으면 동의할 수 없습니다. 경호문제는 경호 대상자인 대통령께서만 결정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용단이 필요한 겁니다.

김영삼정부 시절 청와대앞과 인왕산을 개방할 때도, 노무현정부 시절 북악산을 개방할 때도, 문재인대통령께서 청와대 앞을 야간개방할 때도 경호실은 반대의견을 내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청와대 앞과 인왕산을 개방해서,북악산을 개방해서,야간개방해서 어떤 문제가 생겼습니까.

그 결과 청와대는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왔지만 정작 대통령은 국민이 도달할 수 없는 구중궁궐에 갇혀 있는 겁니다.

국민들의 원성은 하늘을 찌르는데 대통령님만 모르시는 듯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 이제 인의 장막을 깨고 나옵십시요.

그렇게 해서 대통령께서 원하시는 격의 없는 소통의 대통령이 되십시요. 퇴근길에 남대문시장도 들리시고, 포장마차도 들리시는 일은

우선 국무위원들과 비서없이 격의 없는 보고도 받고, 협의도 하시는 것이 자유로울 때 하셔도 늦지 않습니다. 또 그래야 환영 받습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가져보지 못한 진정으로 소통하는 대통령을 신년 선물로 국민들께 주시면 어떨까요.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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