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네덜란드 학술정보평가회사인 엘제비어가 공동으로 2013~2018년 첨단기술분야 논문 수와 조회 빈도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이 30개 주요 첨단기술 연구 중 23개 분야에서 미국을 앞질렀다고 한다. 중국은 나트륨이온전지, 광촉매, 핵산을 표적으로 한 암치료는 물론이고,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인 페로브스카이트, 고속처리 반도체 기술과 관련한 단원자층에서 1위에 올랐다. 미국이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게놈 편집 등 7개 분야에서 1위를 했을 뿐, 다른 나라들은 단 한 분야도 1위에 오르지 못했다.
중국의 ‘논문 굴기’는 최근 5년 새 발표된 논문수가 27% 늘었고, 논문의 질 또한 미국을 추격할 만큼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국제 과학계에서는 “중국이 논문 제출을 거부하면 국제 학술지 출판사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말까지 공공연히 나온다. 논문을 논문으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논문이 산업화로 이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기반 산업’으로 불리는 바이오·신약에서는 논문과 산업이 동행하는 추세이고, 다른 첨단기술 분야도 5~20년이면 논문이 산업 경쟁력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특허출원 건수에서 미국을 제친 지 오래다. 특허협력조약(PCT)을 통해 출원한 국제특허 건수에서도 미국을 바짝 뒤쫓는 수준에 이르렀다. 더구나 4차 산업혁명으로 중국의 기술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는 추세다. 향후 첨단기술 분야 논문이 특허로, 특허가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5년 뒤 중국은 지금보다 훨씬 더 무서운 위치에 올라설 게 틀림없다. 인공지능(AI) 분야만 해도 미국이 중국에 위협을 느낄 지경이면 다른 나라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제조 2025’로 미·중 간 갈등을 겪고 있지만 정작 타격을 가장 많이 입는 나라는 한국이다. “마지막 보루인 반도체마저 위험하다”고 할 정도로 주력산업이 줄줄이 위기로 내몰리고 있고, 자율주행차,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도 모조리 중국에 압도당하고 있다. 우리 경제를 살리려면 더 늦기 전에 차세대 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성장에 불을 붙여야 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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