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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세계 경제 10년 호황 종료…'슈거 하이' 효과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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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맥] 세계 경제 10년 호황 종료…'슈거 하이' 효과가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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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 경제와 국제 금융시장 전망

美 경제 '2020 대선' 직전 分期 성장률 1.6%까지↓
50년 이상 역사 OPEC과 EU 균열…확산 여부 관심
2기 홍남기 경제팀, 글로벌 스탠더드에 보조 맞춰야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 한상춘 기자 ] 2019년 기해년(己亥年)이 밝았다. 새해 첫날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갈망하면서 해돋이를 보기 위해 산과 바다를 찾아간다. 특히 작년에는 나라 안팎의 대형 악재가 잇따른 데다 경기까지 둔화하면서 우리 국민이 겪은 고통이 심했던 만큼 새 희망을 기원하는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세계 경제는 기해년 첫날부터 어둡다. 작년 내내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을 흔들었던 미국과 중국 간 무역마찰이 미완성 과제로 넘어왔기 때문이다. 양국 간 무역협상은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일정대로 유예기간을 거치고 있지만 기대와 달리 더 강경해지고 있다.

경기순환상으로 올해는 2009년 2분기 이후 지속돼 왔던 장기 호황 국면이 마무리되고 침체 국면에 진입하는 첫해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세계은행(WB) 등 세계 3대 예측기관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이 작년 3.9%에서 3.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폭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일수록 더 크다.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로 만든 ‘슈거 하이(sugar high: 일시적 흥분상태)’ 효과가 사라지면서 올해 4분기에는 1.6%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어렵게 2%대에 진입했던 유럽과 일본의 성장률도 올해는 1%대로 퇴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하던 세계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하면 가장 우려되는 것이 ‘애프터 쇼크(after shock)’ 문제다. 세계 경기가 침체되기 시작하면 소득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 여건에서 ‘빌리기는 쉬워도 갚기를 주저하는’ 빚의 속성상 단기간에 이를 줄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위기 이후 과제 '애프터 쇼크' 부상

애프터 쇼크의 충격이 얼마나 클 것인지 가늠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기의 지속 성장 과제인 ‘10년 전 금융위기를 낳게 한 구조가 얼마나 변화됐는가’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기는 정부와 중앙은행에 의해 주도됐으나 민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단계로 넘어와 야 애프터 쇼크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세계 경기가 민간 자발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소비와 설비투자가 늘어나야 한다. 특히 소비는 일시적인 ‘부(富)의 효과’보다 임금이 지탱해줘야 가능하다. 각국의 고용창출 노력으로 양적 고용지표인 실업률이 떨어지고 있지만 노동생산성, 임금상승률 등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탱할 질적 고용지표의 개선은 여전히 미약하다.

국수주의 움직임이 기승을 부리면서 국가 간 협력과 공동체가 무너지는 것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올해 출발부터 카타르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탈퇴한다. 3월 말에는 2016년 6월 이후 2년 이상 겪었던 난항을 끝내고 영국이 유럽연합(EU)을 공식적으로 떠난다. OPEC과 EU는 50년 이상 역사의 공동체 모임이다.

신흥국은 인구 대국인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나이지리아까지 합쳐 세계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가 새 정부 구성을 위해 선거를 치른다. 올 4월 치르는 인도 선거에서는 2014년 집권 이후 연평균 성장률 7% 이상의 경제 성과를 바탕으로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같은 달 치러지는 인도네시아 대선에서는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의 연임은 낮은 경제 성과와 금융시장 불안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가장 관심이 큰 중국 경제는 미국과의 무역마찰 부담에다 과다 부채, 그림자 금융, 부동산 거품 등 3대 ‘회색 코뿔소’ 문제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6%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기관은 보고 있다.

달러 가치, 대발산 축소 여부 좌우

지난 4년간 국제 금융시장에 커다란 변화를 몰고온 미국 중앙은행(Fed)과 다른 중앙은행 통화정책 간 따로 노는 ‘대발산(GD: great divergence)’이 올해는 더 확대될 것인지 아니면 축소될 것인지도 국제 간 자금 흐름과 금리, 달러 가치, 그리고 각국 증시를 비롯한 자산시장 움직임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다.

Fed는 2014년 10월 말 양적완화(QE) 종료에 이어 이듬해 12월부터 금리를 인상해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은 마이너스 금리 폭을 확대하고 양적완화 시한을 작년 말까지 연장했다.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정부의 경제정책)에 한계를 느낀 일본은행(BOJ)도 마이너스 금리제도를 도입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달러 정책도 출범 초 약(弱)달러가 무역적자 축소에 도움이 되지 못함에 따라 작년 3월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취임 이후 강(强)달러 정책으로 바뀌었다. 올해 신흥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제2 루빈 독트린’이라 불리는 ‘커들로 독트린’ 시대가 전개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작년에는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가 많을 정도로 신흥국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3월 Fed의 금리 인상 이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 6월 Fed의 금리 인상 이후 터키 등 중동 국가, 9월 Fed의 금리 인상 이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의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기대할 수 있는 것은 Fed가 최악의 결과를 낳을 게임을 선택하지 않아 왔다는 전통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처럼 슈퍼 달러 시대를 초래했던 GD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가 하나’인 시대에 한국과 같은 대외환경 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를 주도하지 못하면 최소한 세계 흐름에는 동참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정책 결정과 집행자일수록 글로벌 마인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정운영 우선순위가 ‘대외’보다 ‘대내’, 경제 각료가 ‘유연한 사고’보다 ‘경직된 사고’를 갖고 있을 때도 이 함정에 잘 빠진다.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자신의 이념이나 주장의 틀 속에 갇혀 있는 경우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을 중심으로 한 1기 경제팀이 그랬다.

'韓 갈라파고스 함정' 비판 주목을

올해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수장으로 한 2기 경제팀이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첫해다. 급선무는 더 이상 갈라파고스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세계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경제정책 결정과 운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국민의 경제생활 안정’을 최우선한다는 목표도 재정립해 명확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

분야별 실천과제로는 △경제활력 과제로 심리 안정, 시장과 현장 중시, 친기업, 규제 완화, 감세 추진 △지속가능 성장 과제로 구조개혁, 제조업 리프레시와 리쇼어링, 4차 산업 육성 △민생경제 과제로 국민 생활경제 현안 해결 △대외정책 과제로 대중국 쏠림 완화와 상시 국가투자설명회(IR) 활동 전개 △남북협력 과제로 다른 국정과제(특히 경기) 간 균형 속 추진 △정책운용 과제로 소득주도성장, 주 52시간 근무제, 최저임금 인상 등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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