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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교육계 10대 뉴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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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서 지식사회부 교육팀 기자)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2018년 교육계에는 ‘뜨거운 감자’가 연일 쏟아졌습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7일 교육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교육현안이란 게 어디서 어떻게 생길지 모를 정도로 다양하다”면서 “그러다 보니 ‘오늘은 어떤 일이 생길까’ 매일 걱정스럽게 아침을 시작한다”고 털어놨을 정도였죠. 올해 한국경제신문 교육팀 기자들이 뽑은 교육계 10대 뉴스를 정리해봤습니다.

1) ‘현재진행형’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

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박용진 3법’ 연내 통과가 불발된 가운데 사립유치원 비리에 대한 학부모들의 분노는 여전합니다. 지난 10월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감사결과를 공개한 이후 유치원 공공성과 투명성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커졌죠.

이 자료에 따르면 2013~2018년 전국 1878개 유치원에서 사립유치원을 중심으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습니다. 적발 금액은 총 269억원에 달했습니다. 일부 유치원에서는 교비로 핸드백과 성인용품 등 개인 물품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종교기관 헌금, 아파트 관리비 등을 교비에서 지급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교육 전문기업 윤선생이 지난 4~9일 고등학생 이하 자녀를 둔 학부모 524명을 대상으로 제시된 10가지 교육 이슈 중 ‘올해의 교육계 이슈’ 3가지씩을 고르도록 한 결과, ‘사립유치원 비리 사태’가 52.5%로 가장 많은 표를 얻기도 했습니다.

교육부는 내년 국·공립유치원을 1080학급 늘리고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사용을 사립유치원에도 의무화하는 등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2) 상도유치원 붕괴 사고

“도대체 믿고 아이를 맡길 만한 유치원이 우리나라에 하나라도 있긴 한가요?”

유치원 학부모들은 올해 유난히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사립유치원 비리사태가 터지기 전 지난 9월에는 서울 상도유치원이 붕괴 위험에 처하는 일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 6일 밤 11시 22분께 상도유치원 건물 부지를 지지하는 8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유치원 건물이 10도 이상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히 유치원이 비어있는 시각이라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고가 나기 6개월 전에 이미 전문가가 사고 위험성을 경고한 것으로 드러나 관계당국의 안일한 대처가 부른 ‘인재’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서울교육청은 최근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 내년부터 학교 안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후속대책을 발표했습니다.

3)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 내신 불신 커져

지난 8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의혹 글 하나가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습니다. 바로 ‘서울 숙명여고에 근무하는 교무부장 A씨의 쌍둥이 딸들이 갑자기 성적이 급상승해 2학년 1학기 기말고사 문·이과 1등까지 했으니 수상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딸들이 하루 4시간 자고 공부해 이룬 성과”라고 A씨는 해명했지만 검찰은 A씨가 다섯 차례에 걸쳐 학교 시험문제와 답을 자녀들에게 알려줬다며 그를 구속 기소했습니다.학교는 두 학생을 퇴학시키기에 이르렀죠. A씨도 파면 조치됐고요.

하지만 교육계에서 시험지 유출 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교육부가 파악하고 있는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 사건만 최근 4년간 13건에 달합니다. 학부모나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내신성적을 믿을 수 있는 거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교육부는 내년 부모와 자녀를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게 하는 ‘상피제’를 도입하고 성적 비리를 저지른 교사에 대한 처벌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4) ‘불수능’ ‘불국어’ 논란

“국어영역 31번 같은 ‘초고난도’ 문항은 앞으로 출제하지 않겠습니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 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발표 브리핑을 가지면서 이 같이 발언했습니다. 고난도 ‘불수능’ ‘불국어’에 대한 논란이 얼마나 커졌는지 단적으로 보여준 장면입니다.

지난 11월 15일 치러진 2019학년도 수능은 ‘최악의 불수능’이라는 오명을 얻었습니다. 올해 수능 전과목 만점자는 9명으로, 전년 15명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국어영역 만점자는 148명으로 응시생의 0.03%에 불과했습니다.

5) 사실상 ‘제자리걸음’으로 끝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올해 상반기를 달군 교육계 이슈는 단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과 친구들(공론화,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 공론화위원회 등)이었습니다.

대입제도 개편안은 시작부터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21학년도 대입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가 거센 반발에 부딪혀 대입 개편을 1년 미룬 게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의 시초기 때문입니다.

지금 중3인 학생들이 치르게 될 2022학년도 대입제도를 어떻게 바꿀지를 놓고 수능 전과목 절대평가, 정시·수시모집 적정비율 결정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이를 조율하기 위해 교육부와 대통령 직속자문기구 국가교육회의는 ‘공론화’라는 유례 없는 방식을 시도합니다. 일반 시민들에게 대입제도 개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습과 토론, 숙의를 거쳐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구상이었죠. 공론화 방식을 두고 ‘집행부의 일방적 통보가 아니라 숙의민주주의 정신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는 방식’이라는 호평과 함께 ‘교육당국이 감당해야 할 일을 전문성 없는 국민 여론에 떠넘겼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수많은 진통 끝에 지난 8월 최종안이 나왔습니다. 수능 위주의 정시 전형 확대, 수학과 탐구 영역의 문·이과 구분 폐지, 제2외국어·한문영역의 절대평가 전환 등이 주요 골자였죠. 하지만 제시됐던 여러 시나리오들 중 ‘현행 유지’와 제일 가까운 안이 선택되면서 ‘1년간 돌고 돌아 제자리걸음으로 끝난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6) “나도 고발한다”… ‘#스쿨미투’

올해는 각계각층에서 ‘미투(Me too·나도 고발한다)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됐습니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폭로가 잇따랐죠. 미투운동은 그간 은폐돼왔던 ‘위계를 악용한 성폭력’을 적극적으로 고발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학교 역시 이 같은 ‘위계를 악용한 성폭력’에서 자유로운 공간은 아닙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스쿨미투’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교내 성폭력을 고발한 사례가 끊이지 않았죠.

교육부는 교육계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내년 피해학생 상담인력을 늘리고 가해 교사의 처벌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7) 6·13 교육감선거… ‘진보교육감 2기’ 개막

지난 6월 13일에는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도 치러졌습니다. 교육감은 교사 임용권 등 교육현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쳐 ‘교육 소통령’으로도 불리죠.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는 17개 지역 중 14개 지역에서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2014년 선거에 이어 ‘진보교육감 2기’가 개막했다는 평가가 나온 이유입니다. 특히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서울 최초로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물론, 교육감 후보들은 교육의 중립성을 위해 특정 정당 소속으로 출마하거나 특정 정당의 추천·지지를 받을 수 없습니다. 시장·도지사 등과 달리 투표용지에는 정당 기호가 없습니다. 후보자 이름이 가로로 배열되고, 게재되는 순서도 선거구에 따라 다릅니다.

그럼에도 정책이나 이력 등을 통해 자칭타칭 진보와 보수가 나뉘곤 하죠. ‘진보교육감 2기’가 열리면서 진보 진영에서 그간 주장해왔던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폐지, 무상급식 확대 등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재선에 성공한 조 교육감은 서울지역 고교 무상급식 도입 등 굵직한 정책을 내놓았습니다.

8) 김상곤·박춘란→유은혜·박백범… 교육부 장·차관 교체

교육부는 올해 안팎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지난 10월 교육부 수장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바뀐 데 이어, 11월 ‘2인자’도 박춘란 차관에서 박백범 차관으로 바뀌었죠.

교육부가 부총리 부처로 승격된 이후 여성이 부총리로 지명된 건 유 부총리가 처음입니다. 유 부총리는 19대~20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현 교육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교육분야의 전문성을 쌓아왔습니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임명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지만, 이후 뛰어난 정책 추진력으로 우려를 씻어내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는 인사청문회에서 “당초 2020년으로 예종됐던 고교 무상교육 도입시기를 1년 앞당겨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히고 취임 직후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방침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죠.

박 차관 역시 남다른 이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과정에 반대하다가 2016년 1급 공무원 자리에서 스스로 물러났었죠. 이후 성남고 교장으로 근무하며 학교현장 경험을 쌓은 박 차관은 교육부로 ‘화려한 컴백’을 했습니다.

9) ‘대학살생부’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발표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은 여름이었습니다. 지난 8월 발표된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 발표를 앞두고 대학가가 긴장감과 불안감에 휩싸였기 때문입니다.

‘대학 살생부’로 불리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은 ‘2차 대학 구조조정’ 성격을 띱니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대학 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를 도입했습니다. 전국 대학을 총 3주기에 걸쳐 평가하고 대학별로 등급을 부여해 정원을 감축하는 게 골자죠.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는 A등급부터 E등급까지 대학별 등급을 나눴고 등급별로 정원 감축 비율이 권고됐습니다. D·E등급 대학들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 국가장학금Ⅱ 유형 지원제한 등 각종 불이익을 받았습니다. 당시 최하위 E등급을 받았던 5개 일반대학 중 서남대 대구외국어대 한중대 세 곳은 문을 닫았죠.

교육부가 지난 8월 23일 발표한 대학기본역량진단 결과에 따르면 전국 116개 대학은 2021년까지 정원을 총 1만 명 줄여야 합니다. 평가 등급에 따라 정부의 재정지원도 줄어들죠.

10) 특수학교 ‘무릎 호소’ 1년… 특수학교 흥정 논란에 상습폭행 폭로까지

올해 9월 5일은 장애 학생 학부모들의 ‘무릎호소’가 있은 지 1년 된 날입니다. 강서지역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지 말아달라는 간절한 호소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했었죠.

하지만 학부모들은 1년 뒤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강서지역 특수학교(서진학교) 설립을 두고 서울교육청과 해당 지역구 의원인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학부모들과 상의 없이 합의문을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합의문은 ‘서진학교 설립 이후 해당 지역에 빈 땅이 생기면 한방병원 건립을 위해 교육청이 적극 협조한다’는 게 주요 골자였습니다. 학부모들은 “교육권은 헌법에 명시된 기본적 권리”라며 “이번 합의는 특수학교를 거래나 허락의 대상으로 낙인 찍는 ‘나쁜 선례’를 남겼다”고 조희연 서울교육감을 찾아가 항의했습니다. 조 교육감은 “내년 9월 서진학교 개교 이후에도 지역 주민들과 화합할 수 있기를 바란 제 진정성은 믿어달라”며 “소통이 부족했다면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죄송하다”고 사과했죠.

가슴 아픈 일은 또 있었습니다. 서울 교남학교, 인강학교 등 특수학교에서 교사나 사회복무요원이 장애학생을 상습적으로 폭행해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죠. 교육부는 최근 장애학생 인권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교남학교, 인강학교에서와 같은 장애학생 인권 침해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새해에는 어떤 교육 뉴스들이 쏟아질까요? 교육계에서는 ‘교육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단비 같은 뉴스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유 부총리는 새해를 앞두고 “국민들이 교육에 대해 가졌던 불신이나 우려를 씻어내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교육당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내년 2019년에는 ‘교육부가 많이 바뀌었다. 잘하고 있다’ 칭찬받을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끝) /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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