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여성' 이어 '정신장애인' 비하성 발언
이해찬 비하성 발언 반복에 야4당 사퇴 촉구
김병준 "말 한 마디, 정치적 운명 바꾼다"
'한국 남성의 베트남 여성 선호' 발언으로 홍역을 치뤘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번엔 장애인 비하성 발언으로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28일 이 대표는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민주당 전국장애인위원회 발대식 축사에서 "신체장애인보다 더 한심한 사람들은…"이라고 말문을 열기도 했고, "정치권에는 저게 정상인가 싶을 정도로 정신장애인들이 많이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신체장애인'과 '정신장애인' 등 단어 표현이 장애인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깔보는 식으로 해석될 소지가 다분했다.
이 대표는 논란이 확산하자 "장애인 여러분을 폄하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공식 사과했다.
그러나 야권 공격 수위는 사드러들지 않고 있다. 야당은 일제히 집권여당 민주당의 대표가 지녀야 할 자질과 자격을 의심케 한다며 사퇴 촉구까지 하고 나섰다. 이번 '정신장애인' 발언과 같은 비하성 발언이 반복된다는 점도 여당 대표로 자격 상실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4당은 휴일인 30일 잇따라 논평을 내고 민주당에 재발방지책을 마련과 함께 이 대표 사퇴까지 요구했다.
윤영석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사람이 먼저라던 정부 집권여당 대표가 '사람에 대한 볼품없는 인식수준'을 보여줬다"며 "이 대표는 깨끗하게 책임지는 모습으로 당 대표직에서 즉시 내려오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반복되는 실수는 실수가 아닌 만큼 이 대표의 삐뚤어진 인식과 성품의 민낯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며 "정치권의 수치의 표상인 이 대표는 당 대표에서 물러나는 게 도리"라고 말했다.
문정선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이 대표는 정치적 반대자를 공격하고자 장애인을 비하했다"면서 "이번 일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는 변명이나 적당한 사과로 무마할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이 대표의 실언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며 "민주당 차원의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발언이 정치권 공방을 낳은 건 처음이 아니다.
이달 초 '한국 남성이 결혼 상대로 베트남 여성을 선호한다'는 요지의 발언도 문제가 됐다. 이 대표는 지난 3일 국회에서 찡 딩 중 베트남 경제부총리와 만나 "한국 사람들이 베트남 여성들과 결혼을 많이 하는데, 다른 나라보다 베트남 여성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국 집권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온 남성 중심적 발언이 베트남 여성들에게 불쾌감을 주기 충분했다는 지적이었다. 이후 민주당은 이 대표의 발언은 한국과 베트남의 국제결혼을 베트남 경제부총리가 먼저 언급한 데 따른 반응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야당 비판은 거셌다.
지난달 19일엔 이재명 경기지사의 '혜경궁 김씨' 논란에 대한 기자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들 해 이제"라고 말했다가 그래도 질문이 이어지자 "그만 하라니까"라며 취재진 마이크를 손으로 밀친 바 있다.
한편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를 향해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그 사람의 정치적 운명까지 바꾸어 놓게 된다"고 반성을 요구했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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