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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마켓+ㅣ 업계 1위 명성은 어디로? CJ ENM 영화사업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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훨훨 나는 방송, 거침없는 음악…영화만 적자
'PMC:더 벙커' 성공 주목




이번엔 영화도 웃을 수 있을까.

CJ ENM(이하 CJ)이 콘텐츠 명가로 거듭나고 있지만, 영화 부문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업계에서 덩치는 가장 크지만 번번히 흥행에 쓴맛을 보고 있다. 외적으론 경쟁사가 늘어나고, 내부적으론 입지가 좁아지면서 진퇴양난(進退兩難)의 상황이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CJ는 올해 매출액 3조8267억 원, 영업이익은 2898억 원을 예상한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미디어와 음악 부문이다. 내놓는 드라마와 예능마다 대박이 터지고 있고, 워너원을 필두로 한 음악 사업의 성공이 수익으로 이뤄지리란 기대감이다.

축배의 향연 속에 영화는 소외됐다. 해마다 1000만 영화를 배출하며 한국 영화의 간판이었던 CJ가 최근 몇 년간 이전과 같은 폭발적인 흥행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겨울방학 시즌을 겨냥한 영화 'PMC:더 벙커'의 흥행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CJ는 올해 '그것만이 내 세상'을 시작으로 '골든슬럼버', '궁합', '7년의 밤', '탐정:리턴즈', '공작', '협상', 'PMC:더 벙커'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중 강동원, 한효주 주연의 '골든슬럼버'는 총제작비 75억 원으로 손익분기점은 270만 명이었지만, 139만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추석 시즌을 겨냥했던 '협상' 역시 100억 원대가 투자돼 300만 명이 순익분기점이었지만, 197만 명에 만족해야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영화 부문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올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21.9%, 20.4% 감소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방송이 올해 1분기엔 19.4%, 2분기엔 12.0%, 3분기엔 31.4% 성장률을 보였고, 음악 부문 역시 3분기엔 12.2%가 감소해 주춤했지만, 1분기와 2분기엔 각각 18.8%, 41.1%나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수치다.

더욱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의 인기 드라마의 중국 판매, 넷플릭스 판매 등으로 판권 수익 증대가 기대되는 상황이고, 내년엔 중국 대형 OTT(Over The Top) 사업자와 1, 2편의 드라마를 공동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프로그램 인기와 함께 TV광고 단가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현용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OCN 프라임타임의 광고단가가 tvN의 60%수준에 도달했다"며 "Mnet, Olive 등 후순위 채널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늘리며 상위채널과의 갭을 줄이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워너원이 내년 1월 활동을 완전히 종료하지만, Mnet '프로듀스101' 시즌4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후속 그룹을 포함한 아이돌 발굴 등 음악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부적으로 치이는 와중에 외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전까지 국내 투자배급사 대형은 CJ ENM, 롯데컬처웍스, 쇼박스, NEW 등 4개 대형 배급사와 메가박스, 리틀빅픽처스 등이 공존하는 형태였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폭스, 워너브라더스 등 해외 대형 투자배급사의 국내 영화 직접 투자가 이뤄졌고, 메리크리스마스, 에이스 메이커 무비웍스, 키위미디어그룹,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은 자본력과 기획력을 앞세운 신생 투자배급사까지 등장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CJ ENM 영화사업부문 한국영화사업본부장을 역임했던 권미경 대표도 네이버 웹툰이 설립한 영화사 스튜디오N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영화산업 매출은 수년간 2조 원대에서 정체된 상태다. 한정된 파이에 경쟁자는 늘어나면서 좋은 감독, 좋은 스태프를 선점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 됐다. 결국 CJ는 해외로 눈을 돌리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CJ가 북미 영화시장 타깃으로 자체 기획개발 중인 프로젝트는 10여개 이상이다. 북미 시장을 담당하는 사내 전담팀을 두고 지난 3년여간 꾸준히 시나리오 개발을 해 온 작품들이 대부분.

미국판 '숨바꼭질'인 '하이드 앤 식'(HIDE AND SEEK)과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던 드레이크 도리머스 감독의 '노, 노, 노, 예스'(No, No, No, Yes)는 이미 촬영에 돌입했다. 이 외에도 최근 미국판 '써니'인 '바이 바이 바이(Bye Bye Bye)'에 유니버설이 참여했고, 미국판 '수상한 그녀'인 '미스 그래니(Ms. Granny)'에는 MGM이 참여하는 등 프로젝트들의 속도가 하나둘씩 붙는 상황이다.

고경범 CJ ENM 영화사업본부 해외사업부장은 북미 진출 소식을 전하면서 "현재의 미국시장 공략은 단순히 리메이크 판권을 판매하거나 현지 제작사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획개발을 주도하고 제작사 또는 프로듀서로 참여하는 구조"라며 "성공했을 때 부가가치가 크고 핵심 역량을 내부에 축적하는 효과도 있다"고 전망했다.

또 "북미 시장에서의 흥행은 곧 전세계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영화산업이 다음 단계로 진화하는데 필요한 매력적인 도전"이라고 평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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