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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글와글] "소개팅 밥값 4만 8500원 쓴 남자한테 '된장녀' 소리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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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첫 만남을 갖는 소개팅에서 술 한 잔을 하는 경우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정보회사가 듀오가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의 92.9%, 여성의 86.8%가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났을 때’ 술을 마시게 된다고 응답했다.

이성에 대한 호감도가 술자리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소개팅에서 샴페인을 마신 남녀가 이후 주선자와의 사이까지 어색해지는 일이 발생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20대 여성 A씨는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소개팅 밥값 고작 4만 8500원에 된장녀 소리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소개팅남 B씨는 "연극을 한 번도 본적이 없으니 영화 말고 연극을 보자"라고 제안했으나 당일 약속시간에 조금 늦게되는 바람에 기다리던 A씨가 먼저 티켓을 구입했다.

B씨는 "연극을 잘 봤다. 뭘 먹고 싶으냐. 먹고 싶은 걸 사주겠다"고 말했고 A씨는 근처 파스타집을 선택했다.

B씨가 샴페인을 시키자 A씨는 "차를 가져왔는데 술을 시켜도 괜찮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B씨는 "오늘 같은 날에는 가볍게 한잔 해줘야 한다"면서 주문했다.

식사가격은 샴페인을 포함해 4만 8500원.

A씨는 "평소 같았으면 비싼 게 맞다. 하지만 샴페인까지 시켜서 금액이 커진 것이고 만난 날이 크리스마스 이브였기 때문에 그리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식사를 하고 나와서 A씨가 "대리 부르셔야죠?"라고 B씨는 "샴페인이라 괜찮다"라고 답했다.

A씨가 정색을 하며 "알코올을 마셨으니 당연히 불러야 한다"고 하자 B씨는 마지못해 1만 5000원을 주고 대리운전을 부르면서 "아 지출이 크다"라고 말했다.

A씨가 못 들은 체 하자 B씨는 "밥값으로 오만 원 써본 건 처음이에요. 하하. 소개팅 첫 날에 오만 원 밥이라~ 혹시 ○○씨 된장녀? 하하. 농담입니다"라고 말하며 툭 쳤다.

기분이 나빠진 A씨는 "연극 값 5만 2000원인건 알고 계시죠? 근데 오만원 밥값이 아까우세요?"라고 했다. 그러자 B씨는 "무슨 연극이 인당 2만 6000원씩이나 해요?"면서 "두 사람이 3만 원이면 보는 줄 알았는데"라고 머쓱해 했다.

A씨가 먼저 간다고 택시 잡으려 하자 B씨는 "미안하다. 몰랐다"라고 붙잡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집으로 갔다.

A씨는 "장난이든 아니든 면전에 대고 '된장녀' 소리를 하는 남자는 제정신이 아닌 것 아니냐"면서 "식사비 5만 원이 아까울 정도면 소개팅을 안 했어야 맞는 것 같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소개팅 '된장녀' 발언 이후 A씨가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글을 올리자 폭발적인 반응이 쏟아졌고 이를 알게된 주선자 친구와 불편해 졌음은 물론이다.

A씨의 사연에 네티즌들은 "연극 2만 6천원이 아깝다니. 뮤지컬 봤으면 큰일났을 남자다", "'지출이 크다' 이 대목 보고 내가 부끄러웠다", "인당 5만 원도 아니고 둘이 합쳐서 5만 원에 저런 소리를 한다고?", "본인이 연극보고 싶다고 했으면서 예매도 안 해놓고, 음주 후 운전하려 하고 심지어 소개팅녀에게 계속 된장녀라는 무개념까지. 정말 매너없다", "금액 따위는 중요한 게 아니다. 첫 데이트건 백 번째 데이트건 돈 아까운 티를 내는 남자는 만나는 게 아니다", "설사 연극이 3만 원 이었다 해도 자기가 좀 더 낸거 같아서 저런다는게 기가 막히다", "이 남자 집에 가서 분명 이날 본 연극이 5만 2000원 맞는지 검색해 봤을 듯"이라는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박시은 연애 컨설턴트는 "아직 아무 사이도 아니지만, 어쩌면 그날을 계기로 평생 인연을 만날지도 모를 만남이 바로 소개팅"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나이를 먹어갈수록 그 ‘어쩌면’이라는 확률이 그리 높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딱 하루만 만나고, 다시는 볼 일이 없을 누군가에게 지출한 비용이 어떤 때는 아주, 많이 아까울 수 있다"면서 "하지만 이건 나만 겪는 일이 아니다. 상대도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이다. 그런데 본인만 큰 손해를 본 듯한 말을 한다면 더 이상 상대와 나는 로맨스가 꽃 피는 소개팅 자리가 아닌, 손익계산이 필요한 비즈니스 관계의 사람을 만난 자리가 돼 버린다"라고 충고했다.

그러면서 "특히 함께 그 자리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에 동의했던 상태였음에도 상대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뉘앙스의 단어를 ‘농담’이란 말로 포장하기는 어려운 상황 같다"면서 "농담과 장난은 상대방도 함께 즐거울 때 웃을 수 있는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도움말=박시은 연애 컨설턴트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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